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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1억 껑충…서울 아파트 전셋값 3주 연속 상승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전셋값이 오르는 지역이 늘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3% 상승해 지난달 22일 이후 3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거선호도가 높은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송파구(0.22%), 강남구(0.21%), 양천구(0.09%), 강동구(0.08%) 등이 전셋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의 경우 이달 들어 전용 84㎡짜리 집이 전세 보증금 10억원 수준에서 계약되고 있다. 해당 면적 전세 최저 호가도 지난달 초 8억2000만원에서 최근에는 9억원까지 상승했다. 이 아파트 상가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보다는 전셋값이 조금 회복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7단지(2550가구) 전용 66㎡ 전세 최저 호가가 지난달 초 4억3000만원에서 최근 5억원으로 올랐다. 지난달 4억원에도 신규 계약이 이뤄졌지만, 이달 들어 5억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전용 66㎡가 6억원에 계약되기도 했다.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도 반등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량 중에서 전세 비중이 3월과 4월에 두 달 연속 60%를 넘어섰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량 2만577건 가운데 전세 계약은 1만2583건으로 61.2%를 차지했다.

전세 비중이 커진 것은 지난해 금리 인상 여파로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올해 들어 급전세 위주로 거래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빌라 등 비아파트의 전세 사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아파트로 옮겨타려는 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낮아진 것도 전세 비중이 늘어난 요인이다. 지난해 연 6%를 넘어섰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현재 연 3%대 후반∼4%대 중반 수준을 보인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올해 들어 꾸준한 오름세다. 지난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0.2로 올해 초(84.1)보다 6.1포인트 상승했다.

전세 매물 숫자도 크게 줄어들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4558건으로 석 달 전(4만8159건)에 비해 28.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크게 떨어져 하반기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전셋값이 다시 오르면서 심각한 수준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셋값이 상승할 경우 임대인이 계약 종료 시 반환해야 할 보증금 액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매매 가격이 오르면서 전셋값도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분위기”라며 “올해 하반기를 지나고 내년이 되면 오히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들어 전셋값이 다시 상승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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