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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으로 향하는 백현동 수사…검찰, 이재명-김인섭 안동 동행 정황 포착

중앙일보

입력

백현동 개발사업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 14일 구속된 후 첫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씨를 구속한 검찰은 김씨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연관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이 대표와 왕래가 없었다던 김씨 주장과 달리, 2016년에도 김씨가 이 대표의 경북 안동 일정에 동행한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16일 김씨를 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했다. 김씨는 2015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백현동 사업 인허가 알선 대가로 시행사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모씨에게서 77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됐다. 2017년 10월 백현동 공사장 식당(일명 함바식당) 운영권을 받은 혐의도 있다.

백현동 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이른바 ‘50m 옹벽 아파트’를 지은 개발사업이다. 검찰은 김씨가 아시아디벨로퍼에 영입된 뒤 부지 용도가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한꺼번에 4단계 상향됐고, 임대 비율도 당초 100%에서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한 10%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2010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부터 왕래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2016년 말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방문했을 때, 김씨가 안동에 머물렀던 정황을 파악했다. 당시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터여서, 김씨가 이 대표 선거를 돕기 위해 동행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안동 체류 이외에도 김씨가 2010년 이후 이재명 대표와 왕래해 온 정황도 파악하고 수사 중이다. 하지만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와 상관없고, 여행 간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와 정진상 전 실장이 과거 통화 사실을 부인했지만, 결국 300차례 이상 통화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김씨를 상대로 이 대표, 정 전 실장과의 연관성을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최장 20일인 구속기간 동안 김씨를 상대로 백현동 사업 과정에서의 역할 등을 집중 확인한다. 이 대표는 그간 백현동 사업은 당시 국토교통부의 압박으로 승인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이 대표 관련 진술을 끌어내 백현동 사건의 본류인 이 대표 배임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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