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에게 20억원을 요구했지만, 김씨가 줄 생각은 없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13일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대장동 일당' 정영학 회계사는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쳐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정 회계사는 '2021년 2월 김씨로부터 정 전 실장에게 20억원을 요구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정 전 실장이 20억원을 달라고 요구를 한 것인데, 김만배씨가 안 주겠다고 한 것인가'라고 검찰이 묻자 정 회계사는 "(김씨가) ‘그냥 안주겠다’ 정도의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정 전 실장으로부터) 요청을 받았지만, (김만배씨가) 화를 냈고, 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김씨로부터 정 전 실장이 20억원을 요구했다는 말과 함께 실제로 돈을 줄 계획은 없다는 취지의 말도 함께 들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에 김씨가 이 대표의 측근들에게 대장동 수익을 나눠준다는 '428억원 약정'이 실재한다면 왜 정 전 실장이 요구했다는 20억은 주지 않겠다고 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계산상 428억원의 3분의 1인 140억원 정도는 정진상에게 가야 하는데, 20억원을 안 주겠다는 건 안 맞는 얘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회계사는 "김만배 입장에선 겁을 냈던 거로 알고 있다"며 "하여튼 그때(2021년) 2월 당시 주진 않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