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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정진상 20억 요구에, 김만배 화내며 안 주겠다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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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된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해 6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된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해 6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에게 20억원을 요구했지만, 김씨가 줄 생각은 없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13일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대장동 일당' 정영학 회계사는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쳐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정 회계사는 '2021년 2월 김씨로부터 정 전 실장에게 20억원을 요구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정 전 실장이 20억원을 달라고 요구를 한 것인데, 김만배씨가 안 주겠다고 한 것인가'라고 검찰이 묻자 정 회계사는 "(김씨가) ‘그냥 안주겠다’ 정도의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정 전 실장으로부터) 요청을 받았지만, (김만배씨가) 화를 냈고, 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김씨로부터 정 전 실장이 20억원을 요구했다는 말과 함께 실제로 돈을 줄 계획은 없다는 취지의 말도 함께 들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에 김씨가 이 대표의 측근들에게 대장동 수익을 나눠준다는 '428억원 약정'이 실재한다면 왜 정 전 실장이 요구했다는 20억은 주지 않겠다고 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계산상 428억원의 3분의 1인 140억원 정도는 정진상에게 가야 하는데, 20억원을 안 주겠다는 건 안 맞는 얘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회계사는 "김만배 입장에선 겁을 냈던 거로 알고 있다"며 "하여튼 그때(2021년) 2월 당시 주진 않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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