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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은행, 미국 은행보다 대출금리 더 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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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해 대출금리 오름세가 과거와 비교해 과도하게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요 은행 대출금리 상승 폭과 비교해도 높았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올해 은행 감독 중점을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 강화에 두고, 경영평가에서도 관련 항목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4일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의 은행 부문 주요 감독·검사 현안 브리핑을 가졌다. 금감원은 대출금리 상승 폭을 비교하기 위해 ‘대출베타(Loan beta)’라는 지표를 사용했다. 대출베타는 대출 금리 변동 폭(%포인트)을 기준금리 변동 폭(%포인트)로 나눈 값이다. 베타 값이 클수록 기준금리 대비 대출 금리가 더 많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취급액 기준 전체 국내은행의 대출베타는 101.5%였다. 이는 과거 금리 상승기(2005년 10월~2008년 8월, 2010년 7월~2011년 6월, 2017년 11월~2018년 11월) 평균 대출 베타(54.5%)보다 약 배가량 높았다. 잔액 기준 대출베타도 지난해(78.2%)가 과거 금리 상승기(50.3%)를 상회했다.

이는 지난해 대출금리가 과거보다 기준금리 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의미다. 대출 상승 폭은 미국 주요은행과 비교해도 높았다. 지난해 국내 5개 주요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대출베타(69.5%)는 지난해 미국 주요은행의 대출베타(42.6%)를 뛰어넘었다.

금감원은 최근 대출금리가 유독 더 많이 오른 것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서라고 설명했다. 변동금리가 많다 보니 기준금리 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전체 대출금리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최근 전세대출·신용대출 비중이 늘었는데, 이들 대출은 변동금리가 많아 전체 대출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과거보다 더 늘었다”고 했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7%(전세대출에서는 92%)로 미국(15%)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금감원은 최근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가 지속해서 하락 추세인 만큼, 전체 잔액 기준 대출 금리도 2분기 중으로 하향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근 6개 은행이 차주 170만명을 대상으로 약 3300억원 수준의 이자감면을 한 것이 대출금리 안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한편 금감원은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은행 이사회 간 소통을 정례화하고, 상시 및 현장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국제기준과 해외사례를 참고해 은행 지배구조 모범사례(best practices)도 만들어 확산시키기로 했다.

또 은행 경영평가에서 은행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 대한 평가비중을 높이고 관련 평가 항목도 확대 개편한다. 현재는 은행 경영평가에서 평가비중 15%인 경영관리(M) 부문 내에 하위 항목으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경영관리(M) 부문의 지배구조 평가항목을 기존 4개에서 6개로 세분화하고, 내부통제 평가 항목은 별도 항목으로 분리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국내 12개 은행 및 NH선물 등 총 13개 금융사를 검사해 총 122억6000만 달러(84개 업체)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거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이 중 우리은행 전 지점장을 포함 20명을 구속기소 하고, 14명은 불구속기소 했다. 금감원은 이와 별도로 9개 금융사에 검사결과 조치예정내용을 사전 통지했고, 향후 제재 심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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