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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가에 충격받았다"…너덜너덜한데 3300만원에 팔린 이 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5월 31일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 저자 J.K. 롤링의 친필 사인이 들어가 있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이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5월 31일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 저자 J.K. 롤링의 친필 사인이 들어가 있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이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세월의 흔적으로 책장이 누렇게 빛바래고 책등이 떨어져나가 너덜너덜해진 ‘해리포터’ 초판본이 영국 경매에서 3000만원 넘는 가격에 팔렸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영국 경매사 라이언&턴불에 올라온 J.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양장본은 2만160 파운드(약 33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책은 영국 글래스고에 사는 홀리 호가트(34)가 26년 전 사촌에게 선물 받은 것이다. 책을 보호하는 비닐 커버가 벗겨져 책등이 떨어져 나갔고, 책장은 누렇게 변색됐다. 또 일부 페이지에는 낙서가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호가트는 “이 책이 경매에서 200만 파운드가 넘는 가격에 팔렸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책의 상태가 나빠) 누가 이런 책을 살까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해리포터처럼 기숙사 학교에 다닌 호가트는 학창 시절에 이 책을 같은 기숙사를 쓰는 친구들에게 빌려줬고, 책이 여러 사람의 손을 타는 바람에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약 3300만원에 판매된 해리포터 시리즈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영국 경매사 라이언&턴불 웹사이트 캡처

최근 약 3300만원에 판매된 해리포터 시리즈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영국 경매사 라이언&턴불 웹사이트 캡처

그는 “이 책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2000년에 학교 친구들에게 이 책을 빌려줬고, 기숙사를 한참 떠돌다가 나에게 돌아왔을 때는 책이 이미 헤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 책이 이처럼 높은 가격에 팔릴 수 있었던 까닭은 이 책이 500부밖에 인쇄되지 않은 양장본 초판이기 때문이다. 이중 약 300권은 지역 도서관에 배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런던 경매사 소더비에 따르면 초판본의 진위는 ‘10 9 8 7 6 5 4 3 2 1’이라는 일련번호와 책 53페이지에 ‘1 지팡이(1 wand)’라는 오탈자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소더비는 상태가 좋은 해리포터 초판본에 5만 파운드(약 8000만원) 이상의 가격을 책정한 바 있다.

호가트는 여러 경매 업체에 의뢰해 이 책이 초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라이언&턴불사는 작년 9월 이 책을 경매 카탈로그에 실었고, 올해 2월 열린 경매에서 한 미국인이 이 책을 낙찰받았다.

호가트는 경매 수수료를 내고 약 1만5000 파운드(약 2500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이 돈으로 20여 년 전 책을 선물한 사촌에게 선물을 전했고, 2살과 4살 자녀와 함께 디즈니 유람선을 타고 유럽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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