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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성악가 대거 출연, 뮤지컬 무대 같은 서울시오페라단 ‘마술피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0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타미노 역을 맡은 테너 김건우. 사진 서울시오페라단

30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타미노 역을 맡은 테너 김건우. 사진 서울시오페라단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로맹 롤랑은 “이 오페라에서는 모든 것이 빛이다. 빛이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 얘기다. 서울시오페라단이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마술피리’를 공연한다.
 그런데 유수의 콩쿠르 출신 실력파 스타 성악가들이 총출동해 관심을 모은다. 파미나 역에 소프라노 김순영과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황수미, 타미노 역에 23시즌째 독일 하노버 극장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 중인 테너 박성근과 오페랄리아 콩쿠르 우승자인 김건우, 밤의 여왕 역에 TV 프로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해 화제가 된 소프라노 유성녀와 프랑크푸르트 극장에서 활동 중인 김효영, 파파게노 역에 유럽에서 활동하는 바리톤 양준모과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김기훈 등이다. 관객들이 A 캐스트와 B 캐스트 가운데 어느 공연을 볼지 고민에 빠질 듯한 라인업이다. 이밖에 자라스트로 역은 베이스 임철민·이준석, 파파게나 역에 소프라노 신혜리·김동연 등이 맡고, 이병욱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파미나 역의 소프라노 황수미(왼쪽)와 파파게노 역의 바리톤 김기훈의 연습 장면. 사진 서울시오페라단

파미나 역의 소프라노 황수미(왼쪽)와 파파게노 역의 바리톤 김기훈의 연습 장면. 사진 서울시오페라단

 지난 10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간담회 및 연습 공개가 있었다. 서울시오페라단 박혜진 단장은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오페라, 그러면서도 화려한 뮤지컬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영상으로 무대·영상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조수현씨를 연출로 모셨다"고 소개했다. 현대적인 색채를 입히되 정통성을 잃지 않겠다는 것이다. 파미나 역의 황수미는 "이번 공연이 한국에서 갖는 첫 오페라 데뷔 무대여서 기대가 크다"고 했고, 타미노 역의 김건우는 "한국에서 공연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황수미·김기훈 등 걸출한 한국인 가수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이어진 ‘마술피리 1막 시연에서 황수미(파미나), 김건우(타미노), 김기훈(파파게노), 김효영(밤의 여왕) 등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정상급 가창과 실감 나는 연기를 펼쳤다. 특히 레치타티보(대사를 말하듯 노래하는 부분)를 요즘 쓰는 우리말로 재치있게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수미·김건우·김기훈 등 국제 콩쿠르 우승자들 한 무대 #뮤지컬 무대·영상 디자이너 조수현씨가 연출 현대적 색채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서울시오페라단 박혜진 단장.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성악가들을 대거 불러 들여 '마술 피리' 공연을 성사시켰다. 사진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오페라단 박혜진 단장.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성악가들을 대거 불러 들여 '마술 피리' 공연을 성사시켰다. 사진 서울시오페라단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마술피리’가 오르는 건 2001년 이후 22년 만이다. '마술피리'는 구어체 대사에 노래를 풍부하게 사용하고 희극적인 주제를 많이 다뤄 민속적이고 서민적인 오페라, '징슈필(Singspiel)'로 분류된다. 징슈필 극장이었던 빈 교외 프라이하우스테아터의 감독 엠마누엘쉬카네더가 모차르트에게 오페라를 작곡해달라며 자신이 직접 쓴 ‘마술피리’ 대본을 내밀어 만들어졌다. 소시민과 시민 계급이 대다수였던 당시 빈 청중의 취향을 간파한 쉬카네더의 흥행 전략이 맞아떨어져 1791년 초연부터 성공적이었고 이듬해 100회 공연을 할 정도로 히트했다.
 목·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5시 공연.
 류태형 객원기자·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ryu.tae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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