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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자녀수 늘려라!" 복지부-방송작가 워크샵?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TV 드라마와 수용자 분석을 통한 저출산 현상 연구에 따르면 결혼, 출산자녀에 대한 소극적 태도는 드라마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TV드라마가 결혼·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보건복지부가 한국방송작가협회와 인구보건복지협회와 함께 21·22일 이틀 간 안면도 오션캐슬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방송작가 워크샵을 진행 중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송작가의 역할의 중요성을 작가협회에 전달하고자 마련한 자리인 만큼 그 동안의 방송된 드라마 내용이 저출산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삼식 박사는 “방송 내에서 가정폭력, 지나친 시부모의 고압적인 자세, 혼수나 신혼여행을 둘러싼 갈등을 묘사한 가부장적인 가족의 모습뿐만 아니라 다자녀 가정에 대해 야만시하거나 불행하게 비추는 등의 방송 내용은 다자녀 출산에 대한 국민의 혐오감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극대화하거나 불행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송 내용은 미혼 인구에게 결혼관과 자녀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직장 등에서 결혼 및 출산 여성에 대해 불합리한 처사를 당연시하는 경우 출산, 가족 친화적 사회문화 조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 내용이 부정적인 결혼관과 결혼생활의 내용을 담고 있다면 국민 가치관에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

한국소비자보호원의 박미희 차장은 “출산연령대인 20대의 미혼자들이 드라마 몰입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아 미혼자의 결혼 및 기혼자의 출산을 독려하거나 바람직한 육아방식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산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 층을 현명하게 그린다던가, 무자녀나 한자녀 가정을 이상적으로 반영하는 경우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특히 박 차장은 "여성들에게 출산 및 양육으로 인한 경제 사회적 불이익이 없고, 남성들도 돌봄노동에 적극 참여하는 긍정적인 내용이 보다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EBS의 최재민 작가는 “방송은 트렌드에 민감한 편이라 그 동안 사회적 욕구를 수용하고 그들의 사고를 위주로 반영함에 따라 부지불식간에 출산 억제를 강요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었던게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최 작가는 앞으로 "방송 프로그램은 사회적 분위기가 반출산적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해 방송이 취해야 할 태도를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특히 “나이 어린 초중등 학생들이 근거 없이 방송프로그램에 쉽게 매몰된다는 점을 고려해 프로그램에 만연한 결혼 기피, 출산 회피 등의 메시지를 걷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SBS의 고혜미 작가 역시 "국가가 저출산의 위험과 모성 존중의 사회적인 인식 확대에 큰 역을 한다면 방송작가는 모성 존중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그 주된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방송국 드라마 편성 관계자는 "그 동안 방송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대립되는 갈등구조를 만들고자 미혼 주인공을 미화시키거나 결혼을 인생의 굴레로 묘사함으로써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뿐만 아니라 출산에 공포마저 자아냈다"고 말해 드라마 소재의 한계성을 비판했다.【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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