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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나라위기, 정치적 기회로 악용말라"…원고에 없던 표현 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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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8일 “나라의 위기 그리고 당의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한 뒤 “우리는 어떠한 부당한 세력과도 (싸우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 대통령에 비판 목소리를 내온 국민의힘의 일부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해석은 알아서 해달라”고만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국민의힘 당색인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연단에 오른 윤 대통령은 대선 유세 때 자주 선보였던 어퍼컷 세리머니를 한 뒤 발언대 앞에 섰다. 현직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먼저 윤 대통령은 대선 때를 회상하며 “부패 세력을 내몰고 정상적인 나라로 재건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서로 격려하며 뛰고 또 뛰었다”고 말했다. 오는 9일은 대선 당선(2022년 3월 9일) 일주년이다.

이어 자유와 공정 등 윤석열 정부의 핵심 가치를 열거한 뒤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바로 세워달라는, 강력한 국가 안보를 통해 평화를 지켜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더 강력하게 행동하고 더 빠르게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윤 대통령은 특히 노동개혁을 두고 “노조 회계의 불투명, 산업현장의 고용세습, 폭력과 불법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장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장진영 기자

국제 관계에서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생존과 국익뿐 아니라 우리 헌법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직결된 문제”라며 “무너진 한·미 동맹을 재건하고 한·일 관계를 복원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 3국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반드시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미래는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길, 나라 혁신을 위한 길을 결코 포기하거나 늦춰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축사 말미에는 “우리 국민의힘 당내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국민만을 생각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당초 언론에 배포된 축사 원고에는 없던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나라를 바꾸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도록 함께 힘을 합치자는 윤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축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윤석열’을 연호하는 당원들에게 주먹을 들어보이며 천천히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입장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입장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후 국민의힘은 새 당 대표(김기현)와 최고위원 4명(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청년최고위원 1명(장예찬)의 당선자를 발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이들에게 “모두 축하한다. 윤 대통령이 축사에서 말했듯 당내 선거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다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합쳐야 하는 소중한 분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번 전당대회가 윤 대통령의 마음(윤심)이 어디에 있느냐와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 등으로 논란이 일었던 만큼, 그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는 통화에서 “벌써 윤 대통령이 여러 단위의 당·정 단합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전임 ‘이준석 당 대표 체제’때 보다 이른 시기에 윤 대통령과 새 국민의힘 지도부의 회동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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