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순신 사의 표명에…이준석계 “마땅한 일, 인사 시스템 체계화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전 검사. 연합뉴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전 검사. 연합뉴스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하 국수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57) 변호사가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사의를 표명하자 이준석계가 "마땅한 일"이라며 연좌제에 입각한 인사 검증 시스템을 지적했다.

'이준석계'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5일 페이스북에 "정순신 본부장의 사의 표명을 존중한다"면서도 "앞으로 이러한 논란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몇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천 후보는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한 인사 검증은 경찰, 대통령실, 법무부, 국정원 등도 참여하게 되어 있고, 분담이 이뤄지기 마련임에도 경찰은 '인사 검증과 관련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만 하면서 어느 수준까지 신원조사를 담당했는지도 답변을 거부했다고 한다"며 인사 검증 시스템 체계화를 언급했다. 인사검증의 역할분담과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게 천 후보의 주장이다.

또 연좌제를 거론하며 방어한 국민의힘의 대응 방식을 문제 삼았다. 천 후보는 "경찰 출신이 임명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사 출신을 임명하려면 경찰들과 국민이 모두 훌륭하다고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법무부장관, 검찰총장과 연수원 동기이고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면 인품과 실력, 윤리의 면에서 더욱 엄격한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본부장을 아들 학폭만으로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라며 "최소한 정 본부장은 아들이 피해 학생에게 제주 출신이라는 이유로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빨갱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 후보는 "왜 국민들께서 이를 특권층의 아빠찬스라고 여기시는지 뼈아프게 고민해야 한다"며 "'부모도 실력이야'라는 정유라씨의 말에 분노하셨듯 우리 사회가 심각한 세습사회라고 판단하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이준석계'로 알려진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순신 내정자의 사의 표명, 마땅한 일"이라며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공직자는,  아무리 작은 역할도 그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조국 전 법무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했었는지, 권력이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사용되었을 때, 공정과 상식이 뒤틀리고 반칙과 특권만 남는다는 것을, 우리 각자가 가슴 속 깊이 상처를 안고 배웠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수본부장 임기를 하루 앞뒀던 정 변호사는 이날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2017년 한 유명 자사고에 다니면서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8달 동안 언어폭력을 가했다. 이듬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기도 했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