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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무역적자'에도 자동차는 웃었다…1월 수출액 10년만에 경신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초 불거진 전 세계 경기침체 우려에도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친환경차의 약진에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1월 기준으로 10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글로벌 고물가·고금리 등 악재로 올해 수출 환경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량은 13.2%, 수출량은 11.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수출액은 21.9% 급증한 49억 8000만 달러(약 6조 5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1월 기준으로 2013년(42억 달러)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다.

거침없는 친환경차…아이오닉6 美 수출 개시도

자동차 수출을 견인한 것은 단가가 높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다. 1월 친환경차 수출량은 29.8% 증가한 5만 7000대, 수출액은 42.3% 증가한 17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수출량·수출액 모두 역대 최고치다. 특히 전체 자동차 수출액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35%를 넘어섰다.

세부적으로 전기차 수출량은 63.1% 증가한 2만 7000대를 기록했다. 꾸준히 수출 실적을 보이는 아이오닉5·EV6·신형 니로 등과 미국 수출을 개시한 아이오닉6에 힘입은 결과다. 하이브리드차는 6.0% 증가한 2만 4000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24.6% 증가한 5000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 호조는 악화되는 수출 환경 속에서 나타난 희소식이다. 지난달 전체 무역수지는 126억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월간 최대 적자 폭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 효자 상품’이었던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년 대비 44.5% 급감하면서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IRA 여파 주목…고금리·고물가도 발목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여파로 올해 자동차 수출 환경도 녹록지만은 않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년 자동차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IRA 적용 유예를 받지 못할 경우 올해 자동차 수출이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나마 렌터카와 단기 리스 차량 등 상용차에 대해선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전반적인 보조금 차별에 따른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차량 70여종 가운데 70%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자칫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파이 자체가 작아질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미국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수출에 걸림돌이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기대만큼 둔화되지 않으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이 당분간 긴축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6월 기준 미 기준금리가 현재(연 4.5~4.75%)보다 0.75%포인트나 오른 연 5.25~5.5%를 기록할 확률이 가장 높게 점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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