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금융·통신은 이권 카르텔”…당국 ‘과점 현황’ 들여다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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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금융당국이 국내 은행의 과점 여부를 평가하고 나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6일 “은행권에서 과점 구조가 어떤 형태로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어떤 방안이 은행업에 경쟁을 불러올지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은행산업 과점 폐해가 크다”며 “은행 간 실질적인 경쟁시스템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윤 대통령은 “금융·통신은 이권 카르텔”이라며 “민심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국민이 살기 어렵다. 개혁과 혁신은 기득권과 이권 카르텔을 깨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금융·통신업계에 “국민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한 말이라고 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자산 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차지하는 비중은 70.73%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해 다른 참여자가 은행 시장에 들어와 경쟁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상반기 중 제도 개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개선안으로는 ▶은행 인가를 용도·목적에 따라 세분화(스몰 라이선스)해 소상공인 전문은행, 도소매 전문은행, 중소기업 전문은행 등 독립은행을 배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현재 한국의 은행 시장을 과점으로 볼 수 있냐는 반론도 있다. 금융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보고서’는 “한국 은행산업의 시장 집중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중하위권으로 그렇게 높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적었다. 세계은행 자료에 근거해 총자산 상위 3개사의 점유율 합산 수치(CR3)로 평가할 때 한국의 은행 시장 집중도는 일반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기준 23위, 시중은행 기준 18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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