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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의 입’ 선제차단 나선 민주당…“설 밥상에 악재” 우려 여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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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귀국할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은 “검찰의 언론플레이”라며 의혹 확산 차단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15일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그야말로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의혹이 제3자의 수임료를 부풀리기 위해 ‘지어낸 말’이었다고 진술한 당사자의 진술서가 이미 언론에 공개돼 있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의 얼굴도 본 적 없다’고 했고, 김 전 회장도 이 대표를 ‘전혀 알지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대장동, 백현동, 성남FC로 안 되니 이제는 바람결에 들리는 쌍방울 소리까지 쫓아가는 건가. 정치보복의 사냥개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검찰의 노력이 가상하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1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 직접 김 전 회장에 대해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하며 “왜 그분이 제 변호사비를 내며, 받은 사람은 대체 누구냐. 그럼 (돈 받은)그 사람을 잡아가든지, 정말 황당무계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14일 페이스북에서 “제가 신뢰하는 지인 세 분은 모두 김 전 회장과 잘 아시는 분들인데, (이 대표가) 이분들과 만난 사실이 없다고 한다”며 “지금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서 총을 앞으로 쏘자”고 거들었다.

당 지도부는 의혹에 선을 그으면서도 김 전 회장이 설 연휴(21~24일) 직전 귀국하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성태 전 회장의 귀국길 메시지가 설 밥상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도부 관계자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구체적인 혐의점이 없어도 이런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오면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진다”며 “대장동과 성남FC 사건에서 이 대표와의 연결고리를 못 찾은 검찰이 설 밥상에 올리려고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사진 독자]

지난 10일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사진 독자]

비(非)명계에선 김 전 회장의 귀국이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확산시킬 거란 우려가 나온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김 전 회장 귀국 직전에 ‘알지도 못한다’고 말할 정도면 실제로 직접적 관계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대표 주변이 연루된 내용만 더 나오더라도 검찰의 프레임이 먹힐 수 있다. 이슈 자체가 당에 상당히 불리한 이슈”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도 이 대표의 해명에 대해 “실제 뭐가 있는지는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은 김 전 회장의 귀국과 맞물려 ‘이재명 경기도’와 쌍방울그룹의 대북 사업 협력 관계를 주목한다. 지난해 9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는데, 쌍방울그룹은 이 전 부지사가 총괄했던 대북 사업에도 수억원을 후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변호사비 대납 이외에도 쌍방울그룹은 ‘이재명 경기도’와 얽히고 설켜 있다. 과거 이재명 지사는 ‘단돈 백만원자리 사업도 내 결재 없이는 못 한다’고 천명했던 만큼 지사 몰래 대북사업 추진이 가능했을리가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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