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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최악 고통은 금리 인상 실패로 인플레이션 고착"…추가 인상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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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Fed 의장이 1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1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4일(현지시간)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 행진을 멈추고 '빅 스텝'으로 전환하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서도 제롬 파월 Fed 의장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 희생이 따르더라도 인플레이션 해소에 전념하겠다며 긴축적 통화정책을 예고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 기자회견 #"인플레이션 위험 상승…아직 할 일 남아"

Fed는 시장의 금리 인상 완화나 중단 기대를 일축하고 지난 9월 예상했던 것보다 내년 최종금리 수준을 더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일부 완화 조짐에도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해서 내려간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전날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7.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정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에 대해 "환영할 만한 감소"라면서도 "물가상승률이 지속해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추가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할 일이 아직 더 남았다"면서 "물가 안정으로 돌아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도 했다. 파월 의장은 "아직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에 이르지 못했다는 게 오늘 우리의 판단”이라며 금리 인상 지속을 예고했다.

Fed는 내년 최종금리 수준을 5.0~5.25%(중간값 5.1%)로 전망했다. 지난 9월(중간값 4.6%)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 19명 중 17명은 내년 최종금리 수준을 5% 이상, 19명 중 7명은 5.25%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우선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물가 안정은 경제를 떠받치는 “기반(bedrock)”이라고 강조하면서 “물가 안정이 없다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강력한 노동 시장 상황이 지속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을 계속하면 실업률 증가로 이어져 미국 국민의 고통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물가 안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해석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은 수요가 가용 인력 공급을 크게 웃돌며 계속 불균형(out of balance)을 이루고 있다”면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임금과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말 실업률은 4.6%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위원 19명 중 2명은 실업률 5%를 예상했다. 실업자가 16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파월 의장은 "최악의 고통은 금리를 충분히 올리는 데 실패해 인플레이션이 고착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향후 Fed 조치는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상당 기간 추세에 못 미치는 성장과 노동 시장 일부 둔화”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는 완전히 고통 없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방법이 있기를 바라지만 그런 건 없다고도 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 시장 불균형을 인플레이션 지속의 한 요소로 지목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최소 350만 명의 노동력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했다. 팬더믹을 거치면서 조기 은퇴하거나, 노동 가능 인구 약 50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민 확대 등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Fed의 역할이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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