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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지고 탈세 유죄…트럼프 겹악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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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11월, 2024년 대선 재도전을 공식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중간선거 흥행 참패와 트럼프그룹 탈세 혐의 유죄 평결 등으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1월, 2024년 대선 재도전을 공식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중간선거 흥행 참패와 트럼프그룹 탈세 혐의 유죄 평결 등으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의 마지막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6일(현지시간) 치러진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현역 상원의원인 라파엘 워녹(53)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상원 100석 중 51석을 확보해 확실한 과반을 굳히게 됐다. 반면에 자신이 지원한 공화당 후보의 잇따른 패배로 수세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다시 체면을 구겼다. 게다가 같은 날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이 탈세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와 재선 가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CNN에 따르면, 워녹 후보는 개표율 99%를 기록한 7일 오전 3시(현지시간) 기준 51.4%의 득표율로 48.6%에 그친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를 2.8%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흑인인 워녹 후보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나는 조지아주 서배나의 자랑스러운 아들”이라며 “조지아가 거쳐 온 역사와 고통, 약속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워녹 후보는 앞서 2020년 11월 당시 공화당 소속 조니 아이잭슨 의원이 건강 문제로 사임해 치른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나서 결선투표 끝에 조지아주 첫 흑인 상원의원이 됐다.

워녹

워녹

워녹 후보의 당선으로 비(非)미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 문제를 차기 의회에서 계속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녹 후보는 IRA 관련 규정 시행을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후보의 패배에 주목해 “워커 후보의 낙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픽업한 네바다·애리조나·뉴햄프셔 주 상원의원 후보들과 미시간·조지아 주지사 후보들이 지난달 중간선거 때 경선이나 본선에서 패배한 데 이은 것으로, 트럼프로선 비참한 한 해의 절정을 맞은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공화당은 워커 패배로 전직 대통령(트럼프)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를 심각히 고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또 뉴욕주 지방법원 배심원단이 트럼프그룹 소속 사업체 2곳의 탈세와 회계장부 조작 등 17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고 6일 보도했다. 트럼프의 두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이끄는 이 부동산기업에 유죄가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그룹은 벌금으로 최대 160만 달러(약 21억원)를 부과받을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최종 선고는 내년 1월 13일에 내려진다.

트럼프그룹의 속사정은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리며 50년간 일했던 최측근 앨런 와이셀버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플리바겐(plea bargain·사전형량조정제도)을 통해 관련 사실을 모두 실토하며 드러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기소된 건 아니지만, 재선 도전을 선언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상황에서 조지아주 선거 패배와 탈세 혐의 유죄 평결, 2개의 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날아든 것이다.

NYT는 “트럼프는 이 밖에도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자산 가치를 축소했다는 데 대한 민사소송, 퇴임 후 기밀문서 유출과 관련한 수사 등에 직면해 있다”며 각종 사법리스크 역시 트럼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그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마녀사냥”이라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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