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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등급 확인할 수 없는 수입산 멸균우유…국내산은 품질·안전성 보장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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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우유자조금

국내산 우유는 착유 후 살균·균질화 처리 등 최소 과정만 거쳐 2~3일 내 유통된다. 반면 수입산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이 1년으로 길고, 원유 등급을 확인할 수 없다. [사진 우유자조금]

국내산 우유는 착유 후 살균·균질화 처리 등 최소 과정만 거쳐 2~3일 내 유통된다. 반면 수입산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이 1년으로 길고, 원유 등급을 확인할 수 없다. [사진 우유자조금]

식량의 위기는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수많은 식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특히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은 UN식량농업기구 5대 관리 품목에 포함될 만큼 인간 삶에 중요하다.

국내산 우유는 착유 후 살균·균질화 처리 등 최소한의 과정만 거쳐 2~3일 내 유통이 이뤄진다. 반면 최근 국내 인터넷몰 등을 통해 유통되는 수입산 멸균우유의 경우 유통기한이 1년으로 길다. 더 큰 문제는 ‘반값 우유’ ‘품질이 우수하다’와 같은 무분별한 정보가 난무해 소비자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수입산 멸균우유는 ‘반값 우유’일까. 국내에는 폴란드·독일·이탈리아·영국·호주·프랑스·오스트리아 등 7개국에서 수입하는 28개의 수입산 멸균우유가 시판되고 있다. 1L 기준 가격을 살펴보면 ‘이탈리아의 아르보리아’의 경우 2580~2883원, ‘독일 작센 멸균우유’는 1950~2200원, ‘영국의  Skimmed Milk’는 1만5650~2만725원이다. 이는 국산 우유인 ‘서울우유 멸균우유’ 1740~2100원, ‘매일유업 멸균우유’ 1850~2150원에 비해 더 비싼 가격이다.

수입산 멸균우유의 또 다른 맹점은 국산우유와 달리 원유등급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산 우유는 우유팩에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등급과 같이 표기돼 있어 소비자가 원유등급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수입산 멸균우유의 경우 어떠한 표기도 없다.

수입산 멸균우유의 긴 유통기한 역시 안정성과 품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국산 신선우유는 유통기한이 11~14일, 국산 멸균우유의 유통기한은 12주로, 수입산 멸균우유보다 매우 짧다. 국산 멸균우유도 유통기한을 1년으로 설정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12주 내외로 설정한다.

건국대학교 동물자원학과 이홍구 교수는 “먼 거리로부터 장시간 운송해야 하는 수입산 멸균우유의 경우 유통기간이 길 수밖에 없어 흰 우유 본연의 신선함을 느낄 수 없을뿐더러 부패를 막기 위한 처리를 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우유 소비량은 2001년 1인당 63.9t에서 2021년 86.1t으로 증가했지만, 자급률은 2001년 77.3%에서 2021년 45.7%로 감소했다. 국내 우유 생산량이 2001년 233만8875t에서 2021년 203만4384t으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수입량은 65만2584t에서 251만1938t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수입 유제품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였다는 의미다.

국내 우유 업계 전문가는 “치즈 등 유제품 소비는 늘어난 반면 자급률이 줄어드는 건 그만큼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국산원유 자급률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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