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화 조형세계 소서 첫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한국화가 사상 처음으로 소련에 대거 소개된다.
「동방의 빛 Ⅱ」라는 이름의 이 전시회는 15일부터 29일까지 소련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수도 키예프의 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이 그룹전에는 한국화의 현대화를 모색해온 중견 및 신진 한국화가 54명의 작품이 선보인다.
그 동안 서양화가 박권수씨와 조각가 문신씨 등이 지난8∼9월 개별적으로 소련에서 개인전을 가졌었으나 이번처럼 한국화가 대규모로 소개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전시회는 특히 한 소 정식 수교(9월30일)이후 소련 측(우크라이나 미술협회와 관광공사)의 초청으로 이뤄진 첫 공식전시회라는 점에서도 뜻이 깊다.
이 전시회를 계기로 양국간에는 더욱 활발한 미술교류가 이뤄질 것 같다.
「동방의 빛Ⅱ」는 지난해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렸던「동방의 빛」전시회가 큰 성과를 거둔데 힘입어 마련됐다.
「동방의 빛」은 중견 및 신진 한국화가 32명의 작품을 동구권에 처음 소개, 그 독특한 조형세계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었다.
당시 이 전시회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키예프 미술협회장 미첸코 미하일로비치씨가 커미셔너였던 독일 베를린 로호갤러리 대표 노수강씨(46)·한국화가 김병종씨(37·서울대교수)와 협의 끝에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작품 전시 외에 소련 미술계에 한국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강연과 시연회도 마련된다.
전시회 대표로 소련에 간 김병종씨는 전시기간중 고구려 벽화부터 조선조 민화에 이르기까지 전통한국화를 담은 슬라이드 2백여 장을 보여주며「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또 전시회 현장에선 사군자에서 현대추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묵화의 세계를 직접 펼쳐 보임으로써 지·필·묵에 대한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김씨는『전통한국화는 슬라이드를 통해서, 현대 한국화는 전시작품을 통해 감상토록 함으로써 한국화를 총체적으로 소개하려고 한다』고 말하고『이 전시회를 통해 한국화가 중국·일본화와는 크게 다른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펼쳐 온 점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작가들은 80년대를 통해「한국화의 현대화」라는 공동이념아래 저마다 독특하고 탄탄한 조형세계를 펼쳐온 20∼50대 작가들이다.
김씨는『수묵·채색작업을 막론하고 현대화라는 이념아래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여온 작가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선정배경을 밝혔다.
「동방의 빛Ⅱ」가 열리는 키예프시는 레닌그라드·모스크바와 함께 소련의 3대 문화예술 중심지의 하나로 손꼽히는 도시다.
출품작가는 다음과 같다.
송수남 정탁영 장상의 이석구 원문자 심경자 정치환 전래식 한풍열 정명회 정종해 이왈종하수경 백순길 김호득 차명희 석철주 강경구 이영석 김병종 최한동 박이선 오만진 김효성 김성은 임 효 이민주 정종미 심현희 이선우 한정수 김경선 권정찬 김지현 김성희 윤영진 이종두 이종목 조 환 최병국 배성환 노방환 허 진 이승하 김천정 이진용 김은숙 이 인 배유경 하정민 이종송 서도호 김원경 임정기 <이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