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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장관 “사실상 백지사표 낸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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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6일 이태원 참사 책임론과 관련해 “사실상 백지 사표를 낸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참사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느냐”는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정무직은 한쪽 주머니에 항상 사표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다. 책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사의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고 해 논란을 낳은 데 대해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고 말했다. 이에 “공감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고 이해식 의원이 지적하자 “지적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18일 출범하는 범정부 재난안전관리체계 개편 TF 단장을 맡기로 한 데 대해 민주당 여러 의원들이 “이 장관이 단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나, 이 장관은 담담하게 “지적사항을 명심해 더욱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는 사람이 어떻게 TF 단장을 맡느냐”는 지적에는 “책임지는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누누이 말했지만 현 상태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더욱더 열심히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날 현안질의에 출석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이태원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전 인사교육과장은 여야 의원들로부터 매서운 질타를 받았다. 국민의힘은 “112 상황실 직원 부하 경찰에게 모든 죄를 덮어씌운 대한민국 경찰의 수치”(장제원 의원), “경찰의 기본이 무너진 것”(이만희 의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몰랐다고 해서 여러분들이 면죄되는 게 아니다”(김교흥 의원)고 했다. 다만 민주당에선 “둑이 무너져 홍수가 나기 전에 사전 관리를 제대로 못한 책임이 더 크다”(조응천 의원)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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