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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할부금리 10%대 치솟자…‘출퇴근용 구독’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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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잇단 금리 인상과 금융권의 신용 경색이 신차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새 차를 살 때 할부 금리가 10% 이상으로 치솟자 고객들이 중고차나 렌터카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내 주요 신용카드·캐피털 업체의 신차 할부 최고 금리는 최고 10%대(할부기간 60개월 기준)로 올랐다. 전 분기(7~9월) 평균 할부 금리에 비하면 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현대캐피탈은 계열사인 현대차·기아의 신차를 살 때 연 최고 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현대차 그랜저를 현금 구매비율 30%, 60개월 할부로 산다면 금리는 4.2~9%로 나타났다. 전 분기 평균 실제 금리는 3.61%이었다. 기아 카니발을 같은 조건으로 구매하려면 금리가 4.2~9%였다. 전 분기 평균 3.83%보다 많게는 2.4배 올랐다. 하나캐피탈과 메리츠캐피탈의 최고 금리는 각각 10.4%와 10.9%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서울 시내의 한 자동차 딜러는 “올 초에는 2%대 금리로도 신차 판매를 안내했는데 지금은 2~3배 높은 금리에 출고 지연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금리 인상 때문에 신차 구매를 포기하는 고객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차 구매 시 평균 대출 금리는 5.7%로, 작년 같은 기간 4.3%보다 높았다.

금리가 높아지자 일부 완성차 업체는 할부 구매 시 이자가 적은 상품을 강조하기도 한다. 한국GM은 이달 쉐보레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를 구매하면 현금 최대 400만원에 2.9% 이자로 최장 72개월 할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국GM 관계자는 “신차 물량을 미리 확보해 놓았고, 올해로 한국 출범 20주년을 맞아 본사와 협의로 낮은 금리 상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도 최근 올 뉴 렉스턴이나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구매할 경우 최대 1.9% 금리로 36개월 할부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선수금(0~30%)에 따라 금리를 5.9~6.9%로, 할부 기간을 60~72개월 사이로 선택할 수 있다.

출퇴근용 차량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나 장기 렌터카도 주목받고 있다. 쏘카는 최근 구독형으로 출퇴근용 차를 빌려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10회 빌릴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 요금은 16만9000원이다. 쏘카는 60개월 할부로 산 준중형 신차와 비교했을 때 할부금이나 정기 주차비·보험료 등을 고려하면 월평균 최대 52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장기 렌터카 요금이 소폭 상승했지만 소비자에게 주유 할인 카드와 전기차 전용 충전권 등을 제공하면서 상승 폭을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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