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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빼고 모두 '흐림'...한국 주력산업 전망이 어둡다

중앙일보

입력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석유화학 ‘잔뜩 흐림’, 반도체·자동차·철강 ‘구름 많음’, 조선·기계 ‘맑음’.

업종별 전문가들이 내놓은 국내 주력산업의 내년 ‘기상예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격랑의 한국경제, 전망과 진단’을 주제로 ‘2023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를 열고 “조선을 제외한 국내 주력 산업이 모두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내년도 국내 주력 산업 중 조선·기계 업종만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조선은 카타르 LNG 운반선 잔여 물량과 모잠비크 프로젝트 등 전 세계적인 LNG 운반선 발주 증가 추세에 따른 신조선가(새 배 건조가격) 상승이 2분기까지 이어지며 실적 개선이 기대됐다. 특히 내년 3분기부터 세계 에너지 수요 회복과 중국 정유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탱커 발주 재개에 힘입어 한해 내내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주요국 군비 증강으로 방산과 전력기기 수주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등 대부분의 주력 산업은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반도체 산업은 소비자용 시장 수요 부진과 수요처의 재고 조정 여파로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고 있지만 서버 수요 역시 약세로 전환됨에 따라 올해 4분기부터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이 예상됐다. 이에 D램은 내년 하반기, 낸드는 내년 2분기 중 업황이 바닥을 찍고 점차 긍정적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는 지난 2년 동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누적 대기 수요로 낮은 재고와 인센티브(판매촉진비)의 수혜를 봤지만 내년에는 생산이 정상화 궤도로 돌입하면서 이 같은 호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비가 위축되며 차량 수요가 줄고, 재고와 인센티브가 상승해 업종 손익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테슬라의 신규 자율주행시스템 도입에 맞서 기존 완성차 업계의 새로운 기술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철강 수요는 자동차 생산 증가와 선박 건조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반면 주택거래 위축과 경기침체 우려로 건설·가전 수요 부진이 예상됐다. 이에 국내 철강 수요도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관측된다.

울산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 현대중공업

울산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 현대중공업

가장 큰 우려는 석유화학 산업을 두고 터져 나왔다. 원유와 가스, 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원가 부담이 큰 데다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 중국의 공급 증가까지 겹쳐 석유화학 업계는 내년 삼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반도체와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부문의 수출 비중만 합쳐도 전체 수출의 40%를 훌쩍 넘는다.

특히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내년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수출 증가율이 감소한 데다 민간소비 역시 코로나19 방역완화 등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취약계층의 한계 상황 직면, 주택가격 조정 등 위험 요인이 너무 많다”며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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