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허지웅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주최가 없으면 시민의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할 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는 말 잔치의 홍수 속에서”라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 상황을 꼬집었다.
허지웅은 1일 인스타그램에 “라디오를 여는 글을 쓰려고 새벽부터 앉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아직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작 내 입과 손끝에서는 쓸모 있는 말이랄 게 모두 사라져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허망한 심정을 토로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지적은 계속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마치 주최자 없는 행사라서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그 원인을 제도 미비 탓으로 돌리는 발언은 국가애도기간에 매우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논란이 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발언에 대해 “대형 참사를 미리 막지 못했다면 자중하면서 수습이라도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이 장관은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31일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했다”면서 “이건 축제가 아니다.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핼러윈 데이에 모이는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