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이 음식 빼먹었다" 조작방송…130만 유튜버의 최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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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송대익 씨가 지난 2020년 6월 26일 오후 9시경 경기도 안산시 자신의 집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며 모 치킨 및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먹다 만 음식을 배달해준 것처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 유튜브 캡처

유튜버 송대익 씨가 지난 2020년 6월 26일 오후 9시경 경기도 안산시 자신의 집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며 모 치킨 및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먹다 만 음식을 배달해준 것처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 유튜브 캡처

'배달원이 음식을 빼먹었다'고 조작해 방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 2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 오형석 판사는 지난 5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송대익(29) 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송씨의 조작방송을 도운 또 다른 유튜버 B(23)씨에게는 징역 5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오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의 수법 등에 비춰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고 현재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피고인 송씨는 2020년 명예훼손죄로 벌금형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는 점, 피고인 B씨의 경우 소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약 1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던 송씨는 2020년 6월 26일 오후 9시경 경기도 안산시 자신의 집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며 모 치킨 및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먹다 만 음식을 배달해준 것처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방송은 1000여 명이 시청하고 있었다.

수사 결과 송씨는 B씨에게 '배달원이 음식을 빼먹었다는 방송을 할 거다. 네가 배달된 음식을 일부 빼 먹고 우리 집 앞에 가져다 달라', '네가 업체 사장인 척 불친절하게 전화 응대하는 역할 해 달라'며 사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방송에서 “치킨을 시켜 먹자”고 말한 후 프랜차이즈 치킨 및 피자 업체에서 음식을 시켜 B씨의 집으로 배달시켰다. B씨는 배달받은 치킨을 한 입 베어 먹고 다시 치킨 박스에 넣고, 피자 6조각 중 4조각만 피자 박스에 재포장한 후 송씨의 집 현관에 가져다 놓았다.

송씨는 치킨과 피자를 방금 배달받은 것처럼 연기하면서 치킨의 튀김옷이 다 벗겨져 있고, 피자 2조각이 비어있다고 방송에서 언급했다. 이어 화가 나 해당 업체에 연락하는 척했지만, 사실 통화한 건 B씨였다. B씨는 업주인 척 연기하면서 “배달 업체가 잘못한 것이니 환불은 해주지 않겠다”는 등 불친절한 말투로 통화했다.

유튜버 송대익 씨가 지난 2020년 6월 26일 오후 9시경 경기도 안산시 자신의 집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며 모 치킨 및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먹다 만 음식을 배달해준 것처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씨는 조작 논란이 일자 처음에는 영상만 삭제한 채 침묵을 유지했다가, 결국 다시 영상을 올려 사과했다. 사진 JTBC 캡처

유튜버 송대익 씨가 지난 2020년 6월 26일 오후 9시경 경기도 안산시 자신의 집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며 모 치킨 및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먹다 만 음식을 배달해준 것처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씨는 조작 논란이 일자 처음에는 영상만 삭제한 채 침묵을 유지했다가, 결국 다시 영상을 올려 사과했다. 사진 JTBC 캡처

논란이 커지자 업체 측은 “전국 매장을 확인한 결과 송씨 주장한 내용은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며 “전국 가맹점의 피해를 야기한 점에 대해 본사는 민형사상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송씨는 다른 유튜버들이 이런 유형의 배달 사고와 관련해 게시한 영상물의 조회 수가 상당한 것을 보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조작 논란이 일자 처음에는 영상만 삭제한 채 침묵을 유지했다가, 결국 다시 영상을 올려 “해당 영상은 전적으로 연출된 영상이며 제 영상으로 피해를 본 해당 브랜드 관계자분과 점주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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