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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조작, 누구 말이 맞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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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시청률 조작이냐, 수작업 실수냐.

2조9000억원(2005년 기준) 규모의 방송광고 시장에서 결정적 변수가 되는 TV시청률 조사를 싸고 한 방송사와 대표적 조사기관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16일 SBS의 8시 뉴스가 발단이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TNS)가 2003년 10월부터 2005년 1월까지 발표한 시청률 가운데 628건을 조작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것. SBS는 TNS 전 직원으로부터 입수한 '일보점검결과보고서'란 내부 문건을 제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문건에는 "상대 방송사가 민감하게 반응해서" "늘 시청률이 높던 방송사 시청률이 낮게 나와" 등의 조작 이유까지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민경숙 TNS 사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엑셀 표(일보)를 만드는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타이핑 실수가 몇 차례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SBS가 제시한 '일보점검결과보고서'에 대해서도 "날조된 자료"라고 밝혔다. TNS는 해당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보도된 전직 직원 K씨가 민 사장 앞으로 보낸 사죄 청원서를 공개했다. "TNS미디어코리아가 시청률을 조정하는 일이 없으나 (마치) 조정하는 것처럼 파일을 만들어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조작 논란이 '해프닝'처럼 없어지려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SBS는 이날 8시 뉴스에서 "또 다른 전직 직원이 조작이 있었다고 증언했다"며 "TNS의 해명이 의혹투성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시청률조사검증협의회는 17일 TNS의 시청률 조작 의혹에 대해 "일보와 인포시스 온라인 자료 간의 불일치 문제는 방송광고 판매나 구매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BS 측은 "우리와 계약한 AGB 닐슨의 일보 자료는 시청률 추이 등을 보는 중요한 자료"라고 반박하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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