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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47% 늘고, 볼보 79% 감소…전기차 미 판매 IRA 희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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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현지 전기차 전문 업체가 일부 수혜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현대차그룹과 스웨덴 볼보 등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이 당장 어려운 기업들은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

6일 완성차 업체의 3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볼보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2분기 2153대에서 3분기 454대로 78.9% 급감했다. 특히 IRA가 시행된 8월 206대에서 9월 154대로 25.2% 줄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8월 아이오닉5·EV6 등 전기차를 미국에 4078대를 팔았는데, 9월에는 3533대로 13.3% 줄었다. 분기별로는 3분기 판매량이 2분기에 비해 33.1% 감소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IRA 법안은 친환경차(전기차) 관련해 북미 생산 및 원재료·배터리 부품 조건을 충족해야 해당 완성차 업체에 세제 혜택(보조금)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 정부로부터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올해 IRA 혜택을 받는 차량은 모두 21개 모델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현재로썬 IRA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아무런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현지에선 “현대차 아이오닉5를 테슬라 모델3보다 비싸게 사야 한다”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미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지만, 일러야 2025년 완공 예정이어서 2년 이상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IRA 대상 차량에 3개 모델이 포함된 미국의 신흥 전기차 업체 ‘리비안’은 3분기 판매량이 2분기보다 4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픽업트럭 R1T는 7만3000달러(약 1억219만원)부터 시작할 정도로 비싸지만, IRA 보조금과 내부에 인덕션까지 갖춘 점 등을 내세워 현지 캠핑족을 공략하고 있다.

한편 미 재무부와 국세청(IRS)은 이날 IRA 보조금 관련해 세부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한 달가량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한다고 공지했다. 법령의 세부 규정을 통해 보조금 혜택을 일부 유예하는 등 완화 조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국내 완성차 업계가 적극적으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상황에서 IRA로 불이익을 받는 맹점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며 “IRA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 세부적인 부분이 아직 미흡한 만큼 틈새를 찾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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