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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위해" 코티야르·비노슈도 '싹둑'…이란 연대 시위 동참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와 쥘리에트 비노슈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직접 자르며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다. 사진 마리옹 코티야르 인스타그램 캡처

프랑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와 쥘리에트 비노슈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직접 자르며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다. 사진 마리옹 코티야르 인스타그램 캡처

이란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의 의문사를 둘러싼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유럽 배우와 정치인들도 머리카락을 자르며 연대 시위에 동참했다.

5일(현지시각) 영화 '라비앙 로즈'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프랑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머리카락 한 움큼을 직접 잘라내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코티야르뿐 아니라 쥘리에트 비노슈를 포함한 다른 프랑스 스타들이 머리카락을 직접 잘라내는 모습도 담겼다.

코티야르는 영상과 함께 "지금 이 순간 세상을 바꾸고 있는 이란의 용감한 여성들과 남성들을 위해.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합니다"라고 글을 적으며 연대 의사를 표시했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사망한 이후 이에 항의하는 거센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많은 여성이 시위 현장이나 온라인 영상에서 직접 머리카락을 잘라내며 연대에 나섰다.

이란에서는 여성이 애도나 저항의 의미를 담아 머리카락을 자르는 오랜 풍습이 전해진다. 여기에 최근 시위 도중 숨진 남성의 누이가 장례식에서 울면서 머리카락을 잘라 관 위에 뿌리는 영상이 퍼지면서 저항과 연대의 의미를 담은 삭발 의식이 더욱 퍼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란 정치학자 도르나 자반은 AP통신을 통해 "이란에서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은 히잡 의무에 저항하는 상징"이라며 "이런 영상의 확산은 이란 여성들의 싸움에 국제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이라크 출신 스웨덴 유럽의회 의원인 아비르 알살라니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연단에 올라 연설하면서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했다.

이라크 출신 스웨덴 유럽의회 의원인 아비르 알살라니가 지난 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시위 관련 토론에서 연설 중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라크 출신 스웨덴 유럽의회 의원인 아비르 알살라니가 지난 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시위 관련 토론에서 연설 중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알살라니는 "이란 여성들이 자유로워질 때까지 우리가 함께할 것"이라며, 이어 쿠르드어로 "여성·삶·자유"라고 말하며 머리카락을 잘랐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이날 수백명이 캄피돌리오 언덕에 모여 "여성·삶·자유"를 외치며 이란 시위대를 향한 지지를 표시했다.

로마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MAXXI)에서는 이탈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에 보낼 머리카락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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