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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만들기」젊은 연인들에 "인기"-서울근교 환상의 데이트 코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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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해질 무렵 연인의 손을 잡고바람에 날리는 낙엽을 밟노라면 어디론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발갛게 놀 타고 홍시처럼 익어 가는 사랑에도 가끔씩은 새로운 분위기연출이 필요할 때가 있다.
「도시의 사냥꾼들에게는 이미 익히 알려진 곳들이지만 서울 외곽의 좀더 참신한 데이트 코스를 찾아보자.
유원지에 있는 카페·술집·음식점들 중에는 연인들에게 멋진 추억의 장소로 남게될 숨은 곳들이 많다.

<장흥유원지>
『데이트 코스요? 따봉이죠.』
경기도 양주군 장흥유원지에서 기타·앰프가 설치된 주점의 한 젊은 종업원은 엄지손가락까지 세워 보이며 『장흥이 젊은이들 놀기에는 최고』라고 침이 마른다.
장흥을 실제 가본 사람이면 그의 말이 「뻥」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장흥은 서울에서 데이트 한번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게 되는 일산 「백마」학사주점 촌이 올 연말 신시가지 건설로 없어지게 됨에 따라 젊은 연인들의 새로운 메카로 서서히 자리를 굳히고 있다.

<호박 풀떼기 맛 일품>
장흥의 자랑은 6천여평의 잔디밭에 신문석·박성원씨 등 중견작가들의 조각작품 1백여점이 전시된 토탈 야외 미술관을 비롯해 돌 고개와 장흥천 주변에 있는 30∼40개의 분위기 있는 주점과 카페들.
입장료가 1천원인 토탈 미술관 안에는 2백평에 이르는 실내공연장이 있어 최근에도 극단 작은신화의 연극「결혼」이 공연되고 「한국여성미술과 55인전」이 연이어 열린바 있다.
양주군이 향토음식 1, 2호로 지정한 호박 풀떼기, 감자전과 깻잎이 많이 들어간 장흥 쟁반국수, 솥뚜껑 모양의 냄비에 끓이는 독특한 닭갈비와 동동주·막걸리가 이곳 음식점들의 단골메뉴.
미술관 건너편에는 올 연말 개관할 예정인 「두리 패밀리랜드」마무리공사가 한창이다.
장흥은 풍취도 좋다.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않을 것 같은 산책길이 왼쪽의 응봉과 오른쪽의 일영봉 등 4백m높이의 두 봉우리와 골짜기로 뻗쳐있고 카페·주점 등 인공시설이 곱게 물든 단풍이나 계곡, 날리는 낙엽들과 함께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교통은 의정부와 벽제를 잇는 39번 국도를 따라가다 장흥역앞 삼거리에서 일영주유소를 끼고 들어서면 바로 거기다.
구파발에서 일영을 거쳐 의정부로 가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장흥역 앞에 다다른다.

<행주산성>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시간이 남는 신랑신부들이 많이 찾아오지요. 평소 하루 6백∼7백명이던 입장객이 요즘엔 무려 3천명을 웃돌아요.』

<「서울의 젖줄」한눈에>
고양군에서 제일 높은 덕양산(1백24m)에 위치한 행주산성 관리소장 송영달씨(52)는 행주산성이 무엇보다 「깨끗하고 조용하다」고 말한다.
충장사와 기념관을 지나 대첩비가 있는 정상까지 산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왕복 1시간 정도. 정상에서는 가을 햇살을 받으며 유유히 흐르는 서울의 젖줄 「한강」을 굽어 볼 수 있고, 북쪽으로는 원당·일산 등 고양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입장료는 평일 4백40원, 공휴일 6백60원.
교통편은 종로나 구파발에서 좌석이나 일반버스를 타고 원당에서 공항행 버스를 갈아타는 방법과 종로나 연세대 앞에서 일반버스나 좌석버스를 타고 능곡에서 공항행 버스로 바꿔 타는 방법이 있다.

<용문사>
『노란 은행잎이 날려 장관이에요.』
지난 주말 친구들과 용문사에 다녀왔다는 대학생 이민희양(22·서울 석관동)은 데이트코스로는 환상적인 곳이라고 손꼽았다.
경기도 양평군 북부에 치솟아 있는 용문산(1천1백57m)은 산세가 험한 편이지만 수려해서 「경기의 금강」이라 불린다.
이 산 남쪽 골짜기에 있는 용문사는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심었다는 1천1백년생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 두 그루가 기묘한 형태로 합쳐져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용문산 뒤로 감도는 계곡은 매우 조용하고 깨끗한데 정상으로 오르는 상원골을 한시간 쯤 걸으면 상원암이 있고 다시 50분쯤 오르면 윤필암터, 25분쯤 더가면 정상이다. 상원암 주변은 산세와 어울려 풍치가 매우 빼어나고 가을단풍이 독특한 운치를 풍긴다.

<「경기의 금강」이름나
용문사는 용문산 주변이 관광지로 지정되면서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야영장도 마련돼 있다. 특히 야영장에서 은행나무가 서있는 보현교까지의 산책로는 오색단풍이 숲을 이뤄 서정적 분위기마저 감돈다.
상봉터미널에서 용문산까지는 시외버스가 하루 네 번씩 운행되고 있다.

<기타>
서울을 벗어나면 어디나 새롭지만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코스로는 북한산성에서 경기도 일영으로 넘어가는 코스모스 길과 광주 남한산성, 천진암의 미루나무숲길, 광릉 수목원, 화성군 오산읍의 세마대, 수원성, 김포군 장릉, 억촌동의 서오릉 등이 있고 인천 송도해수욕장과 작약도에서도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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