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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유엔 연설 “러 동원령, 피바다 원해…안보리 거부권 박탈해야”

중앙일보

입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 동원령 발표 이후 21일(현지시간) 제77차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 박탈과 전쟁범죄 처벌을 요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 동원령 발표 이후 21일(현지시간) 제77차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 박탈과 전쟁범죄 처벌을 요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군 동원령 발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피바다 속에서 익사시키기를 원한다. 피바다 속에는 자국 군사들의 피도 포함된다”며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 박탈과 전쟁범죄 처벌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제77차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그들은 협상을 거론하지만, 부분동원령을 발표한다”며 러시아가 전쟁 종식에 진지한 뜻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튀르키예(터키)와 연쇄 정상회담에서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고 싶으나 유감스럽게도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협상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연설은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을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진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직후부터 러시아와 전쟁을 막기 위해 88차례의 회담을 가졌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는 전면적인 침공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이미 군 부분 동원령을 시행했다”며 “지난달 내내 그는 동원령을 시행했다”라고도 꼬집었다. 그러면서 “심지어 지금도 러시아가 협상을 말할 때는 자신들의 후퇴를 늦추고 싶을 때뿐”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핵무기를 투입하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간접적 위협에 대해선 “핵무기를 투입하리라 믿지 않는다”며 “전 세계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의 위협에 굴하면 안 된다. 우리는 침략자들을 국제적으로 인정된 우크라이나 영토 밖으로 밀어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인류와 국제법은 테러리스트 국가보다 강하다. 러시아는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의 최우선 조건으로 러시아의 범죄에 대한 국제기구의 정당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는 “침략자가 국제기구의 의사결정 당사자라면 그로부터 격리될 필요가 있다”며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의 거부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가 침략 당사자이면서도 거부권 행사를 통해 전쟁 중단에 대한 안보리 의결을 막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유엔총회 연설 순서를 잡지 않고 있어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방영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부분적 동원령 시행을 알렸다.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학생을 제외한 18~27세 남성 중 1년간 의무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 30만명이 징집 대상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전체 예비군 병력은 약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러시아 38개 도시에선 동원령 반대 시위가 벌어져 최소 1000명 이상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러시아 인권감시단체인 OVD-인포가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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