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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관마다 다른 말…"진짜 윤심 뭐냐" 이상한 권성동 후임 경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16일에도 치열한 눈치싸움만 이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5개월을 돌아보면 참으로 숨가쁜 시간이었다. 168석 거대 민주당의 도 넘은 정치공세와 국정 발목잡기에 대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당이 내홍에 빠졌다”며 “하루빨리 당이 안정화되고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똘똘 뭉쳐 국민 앞에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 원내대표는 마지막 메시지로 태양광 개발 비리를 언급하며 “정부가 부패 카르텔 척결에 진정으로 명운을 걸어달라”고 촉구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권 원내대표에게 박수를 한 번 쳐드리자”고 하자 참석자들이 모두 박수를 쳤고, 권 원내대표도 일어나 몸을 숙여 화답했다.

그러나 후임 원내대표의 윤곽은 이날까지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전날 호남 재선인 이용호 의원이 1호 출마선언을 하면서 ‘주호영 추대론’은 사실상 무산됐지만, 주호영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한 초선의원은 “전임 원내대표를 지내며 당내 입지가 탄탄한 주 의원이 출마할 경우 기존 후보군들 가운데 다수가 출마 의사를 접고 사실상 추대 분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출마여부에 대해 “한 번 (원내대표를)한 사람이 또 선거 하겠나 싶다. 그런데 (출마)해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이 있고 해서 고민하고 있다”며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의 감사 박수에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의 감사 박수에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까지 혼선이 이어진 건 추대론과 경선론으로 찢겨있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의 메시지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복수의 후보가 등록하면 당 경선을 하는 것”이라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정 위원장은 이른바 ‘윤심’ 논란에 대해 “윤심, 김심, 이심, 정심 이런 거 없다. 오직 의원님들의 본심만 있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도 “대통령이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에 개입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 얘기 나오는 것 자체가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반면 권 원내대표는 추대론에 힘을 실어왔다. 이용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저께(14일) 권 원내대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지금 비상상황이니까 추대를 하면 어떠냐’고 하셨다”고 밝혔다. 복수의 의원들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이 의원 외에도 여러 의원들에게 이 같은 의견을 직접 전달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적극적으로 ‘주호영 추대론’을 펼치다보니 다른 후보군들도 오늘 하루종일 ‘용산의 뜻이 진짜 주호영이냐’를 확인하느라 바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꼽혀 온 장제원 의원은 지난 달 31일 2선 후퇴를 선언한 뒤 현안과 관련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그러나 장 의원과 가까운 초ㆍ재선 의원들은 ‘추대론이 윤심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이용호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알고 있는 윤심은 (추대론)그게 아니다. (윤심은)특별히 없다”며 “만약 제가(출마하는 게) 윤심이 아니라면 저한테 (윤석열 대통령이)전화를 하셨을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선거 한두 달 전부터 중진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펼치는 통상의 원내대표 경선와 달리 선거일을 3일 앞두고도 3선 이상 의원 가운데 1명도 출마선언을 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당내에서도 “이상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당헌ㆍ당규에 따라서 원칙대로 하면 될 것을 몇몇 사람이 비민주적으로 좌지우지하려고 하고, 후보군은 용산 눈치만 보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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