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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각났다"…목까지 찬 흙탕물 헤치고 생명 구한 청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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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의인상 받은 표세준씨. 사진 LG복지재단

LG 의인상 받은 표세준씨. 사진 LG복지재단

 LG복지재단은 최근 집중호우로 고립된 이웃을 구한 표세준(26)씨와 불이 난 화물차의 운전자를 구조한 안창영(42)·문희진(37)씨에게 각각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7일 재단에 따르면 국방홍보원 소속 공무원 표씨는 지난달 8일 오후 9시쯤 서울시 서초구에서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로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 왕복 6차선 도로 한가운데 고립된 운전자를 발견했다.

운전자는 성인 키만큼 차오른 물 속에서 간신히 차량 트렁크 위에 올라가 구조를 요청했다. 표씨는 목까지 차오르는 흙탕물 속에서 침착하게 주변에 떠있던 플라스틱 표지판을 챙겨 운전자에게 헤엄쳐 갔고, 표지판을 부표 삼아 안전한 곳으로 운전자를 옮긴 뒤 말없이 현장을 떠났다.

표씨는 “순간 연배가 비슷하신 어머니가 떠올라 빨리 구해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일단 물에 뜨는 뭐라도 가지고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주변에 있던 표지판을 집어 헤엄쳐 들어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LG 의인상 받은 안창영·문희진씨. LG복지재단

LG 의인상 받은 안창영·문희진씨. LG복지재단

함께 LG 의인상을 받은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영주지사 소속 안전순찰원인 안씨와 문씨는 지난 7월 11일 오전 7시쯤 충북 단양군 중앙고속도로 상행선 두음교 부근을 달리던 화물차가 넘어져 불에 타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전복된 차 안에 갇혀있는 운전자를 발견한 이들은 차가 서너번 이상 폭발하며 불타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업무 차량에서 공구를 챙겨 사고 현장에 다시 돌아와 조수석 유리창을 깨고 손과 꼬챙이로 깨진 유리를 들어올려 운전자를 구출했다.

안씨는 구조 과정에서 손가락에 유리 파편이 박히는 부상을 입었으며, 구조 이후 불길과 폭발이 거세져 차량은 전소됐다. 구조된 운전자는 잠시 의식을 잃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LG 관계자는 “위험한 수해와 화재 현장에서 본인보다는 이웃의 안전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해 의인상 수상자에 선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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