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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2연패에 도전하는 20세 라두카누...부담감은 변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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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오픈 2연패에 도전하는 엠마 라두카누. 사진은 지난해 US오픈 우승컵을 들고 웃는 라두카누. USA투데이=연합뉴스

US오픈 2연패에 도전하는 엠마 라두카누. 사진은 지난해 US오픈 우승컵을 들고 웃는 라두카누. USA투데이=연합뉴스

29일(한국시간) 개막한 2022 US오픈에선 은퇴를 선언한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 만큼이나 주목받는 선수가 있다. 디펜딩 챔피언 엠마 라두카누(20·영국)다. 영국 BBC는 "윌리엄스의 작별과 라두카누의 타이틀 방어가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꼽았다. 세계 11위 라두카누는 31일 미국 뉴욕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40위 알리제 코르네(프랑스)와 대회 1회전을 치른다. US오픈은 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과 함께 테니스 4대 메이저로 불린다.

라두카누는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150위의 무명 선수였다. 19세의 나이로 작년 이맘때 열린 2021 US오픈에서 우승하며 '벼락 스타'가 됐다. 그는 단 한 차례 우승으로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예선을 거쳐 올라온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었고, 예선 3경기와 본선 7경기 등 총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2014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첫 무실 세트 US오픈 챔피언이었다.

라두카누는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무명 선수였다. AP=연합뉴스

라두카누는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무명 선수였다. AP=연합뉴스

특히 영국이 열광했다. 라두카누는 영국 여자 선수로는 버지니아 웨이드(1977년 윔블던) 이후 44년 만에 우승했기 때문이다. 테니스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켜준 라두카누에게 보리스 존슨 총리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라두카누는 광고계도 접수했다. 앳된 외모와 톡톡 튀는 발랄함으로 큰 인기를 얻은 덕분이다. 중국계 어머니와 루마니아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덕분에 동서양에서 모두 통하는 스타성도 지녔다. 지난 6월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라두카누는 포르쉐(자동차), 티파니(보석), 디올(화장품), 에비앙(음료), 보다폰(통신) 등 수많은 유명 브랜드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유명세는 독이 됐다. 전 세계의 이목이 자신에게 쏠리자, 흔들렸다. "코트에서 압박감을 안 느낀다"던 그는 올해 출전한 세 차례 메이저(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에서 전부 2회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부진이 길어지자, 일부에선 '원 히트 원더(반짝 히트하고 잊히는 인물)'가 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 세계 1위(2019년) 오사카 나오미(44위·일본)도 "디펜딩 챔피언은 스트레스가 더 많다"고 경고했다. 나오미 역시 21세였던 2018 US오픈에서 우승했으나, 어린 나이에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듬해 대회 16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타이틀 방어에 대한 부담감은 라두카누의 최대 적이다. AP=연합뉴스

타이틀 방어에 대한 부담감은 라두카누의 최대 적이다. AP=연합뉴스

라두카누는 묵묵히 훈련에만 집중했다. 하루 6~7시간씩 테니스만 쳤다. 그러면서 영국 가디언을 통해 "솔직히 지난해보다 올해 경쟁자들이 더 강한 것 같다. 우승 당시 경기를 다시 보고 있다. 당시 나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했는데, 다시 한번 그때처럼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US오픈 전초전 격인 신시내티 마스터스 2회전에서 라두카누는 세계 1위(2012년) 출신 빅토리야 아자란카(벨라루스)를 2-0으로 제압했다. 전날 1회전에선 세리나 윌리엄스를 2-0으로 누른 그는 2연속 '세계 1위 출신'을 꺾으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라두카누는 지난 27일 US오픈 공식 기자회견에서 "타이틀 방어에 대한 부담감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치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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