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선수 출신 차유람씨의 남편 이지성 작가가 25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아내에게 입당을 권유하며 “국민의힘에 ‘젊음’과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가 부족하다. 배현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김건희 여사로는 좀 부족하다”고 발언했다고 밝혀 당사자들은 물론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작가는 이날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진행된 국민의힘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특강한 뒤 “너무 많은 국민들이 했던 얘기가 ‘국힘에는 2가지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이는 ‘젊음’의 이미지와 ‘여성’의 이미지”라고 말했다.
25일 국민의힘 연찬회서 강연하는 이지성 작가(왼쪽 사진). 지난 5월 국민의힘 입당원서를 든 차유람 선수. 뉴스1
이 작가는 이어 웃으면서 차씨에게 “배현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김건희 여사도 계시지만 좀 부족한 것 같다. 당신(차씨)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에 “배현진 의원, 나경원 의원, 김건희 여사도 젊고 아름답지만, 숫자가 부족하다. 차유람까지 합세해야 국민의힘 이미지가 젊고 아름다워진다. 이런 취지로 그것도 농담으로 한 말인데 아이고, 일없다”라고 해명했으나, 자신이 언급했던 정치인들이 직접 반발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나경원 “여성 능력과 관계없이 이미지로만 판단”…주호영도 “유감”
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 작가가 이름을 거론했던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지성 작가께서 안타깝게도 부적절한 말씀을 남기고 가셨다”며 “대통령 부인과 국민이 선출한 공복들에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 4인방을 결성하라니. 대체 어떤 수준의 인식이면 이런 말씀을 (하시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부의 금슬 좋은 것은 보기 아름답지만 오늘같이 집 문밖에 잘못 과하게 표출되면 ‘팔불출’이란 말씀만 듣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후 나경원 전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이지성 작가의 아름다운 여성 이미지 운운하는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한다”며 “그런 언급과 접근이 바로 우리 당의 꼰대 이미지를 강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발언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아름다운 운운으로 여성을 외모로 재단한 것이고 둘째, 여성을 정치적 능력과 관계없이 이미지로만 재단한다는 것”이라며 “잘생긴 남자 정치인이란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다. 유독 여성 정치인에게만 이를 붙이는 것이 바로 특정 성별에 대한 폄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아울러 이 작가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작가의 발언에 대해 “앞뒤 자세히 보니 오해할만하고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없지 않은 것 같아서 유감”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다만 “저는 우리 당의 부족한 이미지를 가서 좀 보충해주란 뜻으로 들었다”고 부연했다.
이지성, 사과 요구에도…“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고 살겠다”
이지성 작가 페이스북 캡처.
이 작가는 배 의원 글이 올라온 직후 “부적절하게 들리셨다면 제가 사과드리겠다. 지적해주신 말씀 달게 받겠다”고 사과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기도 했으나, 한 시간여 뒤인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튼 나는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고 살 것”이라고 다시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내 말이 항상 옳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마음껏 말하면서 살겠다. 나는 성직자도 공직자도 정치인도 아닌 작가니까요”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