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정은 극복 선언 13일 만에 환자 4명 발생…위드코로나 준비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전 승리'를 선언한 지 13일 만에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양강도에서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노동신문은 25일 양강도 지역에서 악성전염병으로 의심되는 발열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함경북도 어랑군 인민병원 관계자들이 방역활동에 나서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노동신문은 25일 양강도 지역에서 악성전염병으로 의심되는 발열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함경북도 어랑군 인민병원 관계자들이 방역활동에 나서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보를 인용해 지난 23일 양강도에서 악성전염병으로 의심되는 4명의 유열(발열)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번에 발생한 발열 환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명확히 밝히진 않았다. 다만 북한 방역 당국은 최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면서 코로나19를 '악성 전염병'으로 지칭해왔다.

신문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유열자 발생지역을 즉시 봉쇄하고 유열자를 대상으로 한 핵산검사와 유전자염기배열분석 등을 통해 발병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대책을 강고하고 있다"며 "유열자들이 악성전염병을 경과하지(걸리지) 않은 대상들이라는데 주목하면서 발병 원인이 조사 확정될 때까지 해당 지역의 인원 유동을 엄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역학 전문가, 비루스(바이러스) 전문가, 검사전문가들을 의진자(발열자) 발생 지역에 급파하는 한편, 접촉자들과 해당 지역을 다녀온 대상들을 빠짐없이 찾아내 의학적 감시를 엄격히 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유열 환자 발생과 관련해 "전국적 범위에서 방역실태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데 의하면 우리 경내에서 악성비루스전파가 종식된 이후 악성전염병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방역전 승리'를 선포하고 이틀 후인 12일부터 정상방역체계로 방역 등급을 낮췄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북한이 발열 환자 발생을 이틀 만에 공개한 것을 두고 현실적으로 제로 코로나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북한식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는 움직임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자신들도 과학 방역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을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특히 접경지역인 양강도 사례를 공개한 것은 향후 중국과 무역 등 일상생활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주민들에게 '마음의 주사'를 맞히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내 코로나 재발병 상황과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언제든 북한 내에서 재유행이 발생하는 건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북한 매체들이 지난 5일에 보도했던 평북, 함남 사례와 같이 양강도에서 발생한 의진자 4명에 대한 북한의 추가 발표를 보고 상황을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