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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에 외부진행자 대거 자른 TBS, 김어준·주진우는 살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TBS '김어준의 뉴스 공장 .' [사진 TBS 유튜브 캡처]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TBS '김어준의 뉴스 공장 .' [사진 TBS 유튜브 캡처]

출연금 삭감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TBS가 일부 프로그램을 개편했다. 외부 진행자를 내부 아나운서로 교체했지만, 간판 프로그램 진행자는 그대로 뒀다.

23일 TBS에 따르면 TBS는 개편한 프로그램을 지난 22일부터 방송하고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TBS FM 라디오에서 방송하던 ‘경제발전소 박연미입니다’를 폐지하고, ‘오늘도 황진하입니다’를 신설했다(평일 오전 9~11시). 평일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방송했던 자동차 정보 프로그램 ‘라쿠카라차 김기욱, 김혜지입니다’도 ‘모빌리티 토크쇼 황원찬입니다’로 바꿨다. (평일 오전 11시~12시)

신설 프로그램 3종, 사내 아나운서가 진행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오른쪽). [사진 TBS 캡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오른쪽). [사진 TBS 캡처]

이렇게 평일 오전 시간대에 폐지한 프로그램 공통점은 TBS 외부 인사가 진행했다는 점이다. ‘경제발전소 박연미입니다’는 아시아경제·YTN 기자 출신인 박연미 경제평론가가 진행하고, 요일마다 변호사·변리사·노무사·기자 등이 고정출연했다. ‘라쿠카라차 김기욱, 김혜지입니다’ 공동 MC인 김기욱 씨도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이에 비해 신설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황진하·황원찬 씨는 모두 TBS 사내 아나운서다.

이와함께 TBS FM에서 방송하는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달콤한 밤’ 역시 TBS 아나운서가 진행한다. 가을 개편에서 새롭게 선보인 3개의 프로그램을 전부 TBS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셈이다.

주말에 송출하던 주요 음악 프로그램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기타리스트 함춘호 씨가 진행했던 ‘함춘호의 포크송’과 음악평론가 최영옥씨가 진행했던 ‘일요 클래식’을 폐지했다. 같은 시간대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모두 TBS 사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대체한다.

이밖에 주말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재즈 가수 웅산 씨가 진행했던 ‘스윗 멜로디’도 김혜지 TBS 아나운서가 맡는다. 또 이번 가을 개편 대상에서 제외한 프로그램도 비용 절감 등 군살 빼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편향 보도 논란이 제기된 일부 간판 시사 프로그램은 그대로 뒀다. TBS 홈페이지에 따르면 TBS FM은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토요일 같은 시간 ‘김어준의 뉴스공장 주말 특근’을 방송한다. IPTV나 케이블TV 채널에서 방송하는 TBS TV에서도 ‘김어준의 뉴스공장 LIVE’를 방송한다. 또 평일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송출하던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역시 유지하기로 했다.

시의회, TBS 지원 폐지안 발의

이종배 서울시의원(가운데) 등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TBS 재난방송 부실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배 서울시의원(가운데) 등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TBS 재난방송 부실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TBS 프로그램을 개편에는 서울시의회 예산 삭감이 영향을 줬다. 서울시의회는 올해 TBS에 320억원을 출연하기로 의결했다. 2021년(375억원) 대비 약 55억원 삭감한 금액이다. 나아가 서울시는 올해 대비 28.3% 감소한 229억원을 2023년 TBS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11대 서울시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국민의힘은 TBS를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에서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연내 폐지조례안 통과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조례가 통과하면 서울시는 오는 2023년 7월부터 TBS에 출연금을 내지 않는다.

이러자 TBS는 유료 회원 모집을 시작했다. TBS 유튜브 채널은 ‘월 8990원이면 TBS를 지킬 수 있다’며 10만명의 유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TBS측은 “제작비 절감을 위해 가을 개편 이후 PD·아나운서가 직접 방송 원고를 쓰고, 외부 진행자를 내부 아나운서로 교체하거나 패널·프리랜서 작가를 상당수 줄였다”며 “강도 높은 제작비 절감과 더불어 TBS 콘텐트를 유지하기 위해 유료 멤버십을 모집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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