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문학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서귀포가 그대로 하나의 시이므로/시인은 주막에서 술에나 취하면 된다./시인이 술에 취하면서 귀만 열고 있으면/시는 서귀포 가다 지어 읊어준다./그래서 서귀포 사람은 다 시인이고/시인은 바닷가에서 돌이나 주우면 된다.』(정인수의「서귀포와 시인」중).
「내가 살고 싶은 곳은 어디냐」는 여론조사결과 가장 살고 싶은 곳으로 남은 국내 제 1의 이상향 서귀포. 이 서귀포 출신 문인들을 모아 1987년 결성된「서귀포 문학회」는 국내 최남단의 문학단체로 기록된다.
『조그마한 서귀포의 바닷가, 수평선 너머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서서 마지막 남은 자유에의 꿈을 꾸는 섬, 별이 되기까지 비상을 위한 날개를 퍼득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날로 오염되려는 우리들의 순수를 지키기 위한 오늘의 몸부림이야말로 가장 본질적인 문학정신에 입각한 참다운 자기 접근에의 가능성을 꾀할 수 있으리라.』
이와 같은 출범의 말과 함께 돛을 올린 서귀포 문학회(회장 김용길)는 현재 전 장르에 걸친 회원 30명으로 아름다운 풍광과 유배지·불모지로서의 엇갈린 서귀포 정서를 형상화해 내고 있다.
서귀포 문학회가 펼치고 있는 주요 행사로는 한라 문화제 때 한남(한라산이남)지역의 문학활동을 총괄하는 것.
시화전 및 문학발표회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는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독자적인 백일장도 개최할 예정이다. 격월제로 갖는 합평회는 이 회의 근간활동.
회원들 전부가 다 서귀포 토박이여서 참여율도 매우 높고 또 자연적·역사적 정서를 공유, 서로의 토론으로서 향토색 짙은 작품을 얻어낼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특히 관광지여서 중앙문인 들이 많이 찾아 그들을 초치해 강연을 들음으로써 서귀포 70리의 폐쇄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점도 갖고 있다. 이들은 동인지 『서귀포 문학』을 내며 중앙 문인은 물론 동인들의 서귀포를 주제로 한 작품을 싣고 서귀포 정서를 일궈가고 있다.
특히 이 동인지를 앞으로는 관광상점에 내놓아 서귀포 정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동인의 딱 절반이 중앙문단에 데뷔해 곧 문협 서귀포 지부로 확대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