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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 위에 대포 얹은 LG, 40년 만에 홈런 1위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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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잠실구장이 크다 해도 문제없다. 외국인 선수가 부진해도 상관없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대포 군단’으로 변신했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팀 홈런 1위에 도전한다.

LG는 올해 89경기(27일 현재)에서 80차례나 담장을 넘겼다. 10개 구단 중 1위다.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좌우 100m, 중앙 125m)을 안방으로 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다. LG는 잠실에서 치른 50경기(두산전 원정 포함)에선 홈런 34개, 나머지 구장에서는 46개(경기당 1.18개)를 기록했다.

80개의 홈런 중 외국인 타자가 친 건 딱 1개다. 27경기만 뛰고 퇴출당한 리오 루이즈가 4월 15일 한화전에서 기록했다. 대체 선수 로벨 가르시아는 이제 두 경기를 뛰었다. 나머지 79개는 국내 선수들이 합작했다.

정확도도 좋아졌다. 지난해엔 팀 타율 0.250(8위)이었는데 올해는 0.270로 상승했다. 1위다. 찬스마다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던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김현수

김현수

특정 선수가 홈런을 몰아친 것도 아니다. 홈런 2위 김현수(19개)를 비롯해 오지환(16개), 채은성(10개), 이재원(10개)까지 4명의 선수가 각각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오지환

오지환

LG는 전통적으로 ‘소총 부대’ 이미지가 강했다. 잠실구장의 특성상 발 빠르고 정확도가 높은 타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한 해에 30홈런 이상을 친 선수는 2명밖에 없었다. 1999년 이병규(30개), 2020년 로베르토 라모스(38개)다. 홈런왕을 한 번도 배출하지 못한 구단은 LG(MBC 청룡 시절 포함)가 유일하다. 팀 홈런 1위는 꿈도 못 꿀 형편이었다.

단순히 구장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잠실구장을 같이 쓰는 두산은 1995년 김상호, 2018년 김재환이 홈런 1위에 올랐다. 두산은 팀 홈런 1위도 두 차례(1995년, 2016년) 차지했다.

이재원

이재원

LG는 2018년 팀 홈런 8위(148개)였다. 반발력이 줄어든 공인구를 쓰기 시작한 2019년엔 6위(94개)로 올라섰다. 2020년(149개)과 지난해(110개)엔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 그러더니 올해는 ‘홈런으로 이기는 팀’이 됐다. 김현수가 건재하고, 이재원과 문보경(5개)과 같은 거포 자원을 2군에서 키운 게 주효했다.

LG 연도별 홈런 갯수와 순위

LG 연도별 홈런 갯수와 순위

팀 분위기도 바뀌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지난 시즌 실패는 내 책임이 컸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 ‘출루율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는데 선수들에게 부담이 된 것 같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쳐야 장타를 때릴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이호준 타격코치는 LG 부임 이후 적극적인 타격과 정밀한 수 싸움을 유도해 공격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사진 LG트윈스]

이호준 타격코치는 LG 부임 이후 적극적인 타격과 정밀한 수 싸움을 유도해 공격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사진 LG트윈스]

차 단장은 또 “회의를 통해 바꿔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류지현 감독과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호준 타격코치를 영입한 것도 연장 선상이었다. 차명석 단장은 “이 코치와 이야기를 하면서 ‘최근 10년 우승한 팀 중 똑딱이 팀은 없었다’는데 공감했다. 적극적인 타격을 할 수 있게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팀 홈런 순위(26일 현재)

프로야구 팀 홈런 순위(26일 현재)

27일 경기에선 SSG가 LG를 6-3으로 제압했다. SSG는 전날 패배를 설욕하고 시즌 60승(3무 27패) 고지에 올랐다. SSG 왼손 투수 숀 모리만도(30·미국)가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안타 2개, 볼넷 하나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탈삼진은 6개. 대만 리그(중신 브라더스)에서 뛰다 SSG에 입단한 모리만도는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첫 등판에서 승리를 따냈다.

전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외야수 후안 라가레스(33·도미니카공화국)도 활약했다. 라가레스는 5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 KBO리그 첫 안타를 뽑아냈다. 2-0으로 앞선 6회 말 2사 만루에선 2타점 쐐기타를 때려냈다. 4타수 2안타 2타점.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27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롯데 구단에 항의하는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트럭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50여 명이 모금에 참여했다. 구단주의 결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롯데는 후반기 들어 부진에 빠졌다. 지난 24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선 0-23으로 완패,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을 세웠다. 2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5-6으로 져 5연패에 빠지며 7위로 추락했다. KT 위즈는 9회 말 박병호가 끝내기 역전 투런포(시즌 30호)를 쳐 키움 히어로즈를 5-4로 이겼다.

프로야구 전적(27일)

프로야구 전적(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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