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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역대 최고인데 이익 -14% 뚝…포스코 ‘비상’ 걸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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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최정우

최정우

포스코그룹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지난 2분기 역대급 실적 달성에도 하반기 경영 환경이 악화할 것이라고 보고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주요 대기업은 투자 계획 유보, 원가구조 진단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조이는 분위기다.

포스코홀딩스는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1일 최정우 회장 주재로 사장단과 전 임원이 참석한 그룹경영회의를 연 자리에서 최 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수요 위축, 비용 상승, 공급망 위기 등 복합적 경제 충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즉시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사장단과 전 임원이 참석하는 그룹경영회의를 매 분기 열고, 경영전략팀을 중심으로 ‘전사통합 위기대응팀’을 가동할 예정이다.

주요 계열사가 최근 호실적을 발표한 직후의 비상경영 선포라 위기의 심각성을 더한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23조100억원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으며,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케미칼 등은 2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철강 자회사인 포스코는 2분기 매출 19조3310억원, 영업이익 1조76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4.4% 줄었다.

이날 회의에서 경영진은 철강·인프라·에너지·2차전지소재 등 주요 사업별 위험 요인과 대응 방안을 주로 논의했다. ▶적극적 수익성 방어 ▶구매·생산·판매 부문의 원가 혁신 ▶해외 법인 위험 요인 점검 ▶투자 계획 조정에 따른 재무 건전성 확보를 제시했다.

특히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 대책을 강조했다. 비상판매 체제 전환으로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안전·환경 분야를 제외한 모든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그룹 성장사업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해 이번 위기를 체질 개선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월 발표한 향후 5년간 53조원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투자 규모는 변동이 없고, 우선순위를 조정해 탄력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요 대기업은 악화하는 경영 환경에 줄줄이 긴급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일 권오갑 회장 주재로 주요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어 악화한 국내외 경영 상황에 대한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지난 4월에 이어 석 달 만의 사장단 회의 소집이었다.

그룹 총수들의 ‘위기’ 언급도 이어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 포럼에서 “경기는 침체 국면으로 흐를 것이고 내년에도 그럴 것”이라며 “투자 계획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SK하이닉스 이사회가 청주 신규 공장 증설을 보류한 것이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회의에서 “경제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단기 실적 개선에 안주한다면 더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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