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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플레 9.1% 수용 불가능하게 높지만, 최신 상황 반영 안 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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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근처 공항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근처 공항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발표된 6월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지나치게 높다고 인정하면서도 최신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여서 실제 상황은 보기만큼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배포한 성명에서 “오늘 발표된 인플레이션 수치는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지만(unacceptably high), 뒤떨어진(out-of-date)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의 데이터는 지난 30일 가까이 기름값이 하락한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6월 중순 이후 주유소에서 가격이 약 40센트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절약은 미국 가정에 중요한 숨 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달 물가가 1년 전보다 9.1%나 치솟았다는 노동부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나온 직후 가격 상승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다독이기 위해 백악관이 미리 준비한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인플레이션 9.1%는 1981년 11월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발표 전 시장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치 8.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또 지난 5월보다 1.3% 올라, 5월의 전달 대비 상승률 1.0%와 비교하면 물가상승 속도는 더 빨라진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 한 품목이 인플레이션 상승률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항변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CPI(Core CPI)는 지난해 6월보다 5.9% 올라,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6% 아래로 떨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은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높게 나타나는 세계적 현상이라면서코로나19로 인한 산업 공급망 혼란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대응은 나의 최고 우선순위”라면서 기름값 인하를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을 계속하고, 유럽 동맹과 협력해 러시아산 석유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석유업체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6월 중순 이후 유가는 약 20% 떨어졌지만,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그 절반 수준만 내려갔다고 비판했다. 또 “석유 업체들은 지금 상황으로 이득을 취하려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원 공화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1년 전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조 맨친 상원의원은 이날 설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막대한 재정을 푸는 추가 경기부양 법안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대응 성명은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을 시작한 시점에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뼛속 깊은 유대 관계“라면서 “우리는 공유하는 가치와 비전으로 통합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 프로그램 중단과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긴 ‘예루살렘 선언’이 바이든 대통령 방문 기간 나올 수 있다고 이스라엘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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