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 “이준석에 반기 든 배현진, ‘셀프 윤핵관 자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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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뉴스1

이경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현 경기도 인수위 대변인)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대표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자 “셀프 윤핵관을 자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변인은 20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서 이날 배 의원이 최고위에서 언성을 높인 건 “100%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얼마전 이준석 대표가 ‘지금부터 내 정치 한번 해보겠다'고 하자 배 의원이 ‘자기정치 하는 걸 혁신위에 담지 않도록 하라’라고 했고 오늘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배현진 의원의 오늘 발언은 그동안 윤핵관이 아닌 배 의원이 셀프 윤핵관이기를 자처한 게 아닌가”라며 배 의원이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자 측근에서 윤핵관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변인은 “(이러한 소동이) 배 의원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다”며 “지지자들도 이준석 대표가 훨씬 더 많고 배 의원은 초선의 최고위원”이라며 이 대표와 각을 세움으로서언론노출이 많아지고 지명도도 높아지는 이득을 챙긴다고 했다.

또 “배 의원 입장으로선 셀프 윤핵관이 되는 것이 본인이 살 길이라고 생각된다”며 배 의원이 멀리는 22대 총선 공천, 가깝게는 다음 지도부를 내다보고 이준석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언쟁을 벌이자 급히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가 "최고위의장 직권으로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를 단속하는 게 맞다"며 즉시 반박해 언쟁이 벌어졌다. 뉴스1.

이 전 대변인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오른손잡이로 알고 있는데 왼손으로 (자신의 왼쪽에 있는) 이준석 대표의 마이크를 껐지만 (권 원내대표 오른쪽에 앉아 있는) 배현진 최고의 발언은 제재(마이크를 꺼는 등) 하지 않았다”며 ‘윤핵관’ 사이의 뭔가 수상쩍은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비공개 회의 발언 유출’ 책임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 모두발언에서 “비공개회의 발언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해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은 “그동안 최고위를 할 때마다 그 내용이 낱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참 낯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비공개회의를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에서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재차 비공개회의를 안 하겠다고 하자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회의를 이렇게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떡하느냐”며 “이 대표 본인이 제일 많이 유출했다”고 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 사이에 앉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말렸지만 두 사람 언쟁은 2분 가까이 계속됐다. 권 원내대표는 “그만 합시다”라며 책상을 내리치고 이 대표의 마이크를 끄기도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