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도 야구 경기처럼 긴장감 풀고 집중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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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된 마음을 좀 풀고 약간의 여유를 가지면서 시험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내에 머물고 있는 메이저리거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사진)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www.chanhopark61.com)를 통해 수험생 후배들을 격려했다. 14일 새벽에 쓴 '수능을 앞둔 친구들에게…'란 제목의 글을 통해서다.

박찬호는 "코 앞으로 다가온 수능에 몸과 마음이 조급해지고 긴장돼 있으리라 생각된다"며 "여러분들의 노력이 꼭 좋은 결실을 맺기 바라며 몇 가지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나는 야구가 인생의 전부라는 생각에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하다 보니 감정의 기복과 갈등이 많다. 특히 경기 결과가 좋지 않거나 부상에 시달리면 지옥 같은 괴로움과 함께 인생이 불행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감마저 갖게된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어 "(이번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중요한 시기일 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긴장된 마음을 풀고 약간의 여유를 갖고 시험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박 선수는 "꿈을 향한 노력은 끊임없지만 그래도 세상에 늘 당당한 여러분이기를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박찬호가 이같은 글을 남기게 된 것은 12일 있은 장학금 전달식에서 예비수험생들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의 국내 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는 김만섭 팀61 대표는 "수험생들이 16일 수능 준비로 고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글을 남긴 것 같다"고 했다.

한 열성팬은 홈페이지에 "더 꽉 찬 찬호님,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예상치 못했던 스타의 격려 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올 연말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5년간 6500만 달러의 자유계약선수(FA)계약이 끝나는 박 선수는 올 시즌 중 장 출혈 수술을 받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파드리스와 재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에는 이적도 생각하고 있다.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해외 입양인 고국 방문을 위한 사랑의 바자'에 참석한 박 선수는 다음주 미국으로 돌아가 FA 협상에 나선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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