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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북 미사일 탐지·추적’ 연합훈련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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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해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이 장관. [뉴스1]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해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이 장관. [뉴스1]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전 8시7분쯤부터 11시3분쯤까지 북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항적 여러 개를 포착했다고 이날 오후 늦게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방사포 발사는 지난 5일 오전 9시8분쯤부터 9시43분쯤까지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여덟 발을 발사한 지 일주일 만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이처럼 미사일과 방사포 도발이 잇따르고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일본과 ‘안보 스크럼’을 단단히 짜고 있다. 미국은 한·미·일 삼각 협력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의 디딤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지난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나타난 흐름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2일 본회의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을 위해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한·일 간에는 여러 현안이 남아 있다”면서도 “한·일 안보협력 정상화는 물론, 한·미·일 3국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일본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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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전날인 11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과 대북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 달성을 위해 3국 공동으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미사일 경보훈련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을 정례적·공개적으로 열기로 했다. 미사일 경보훈련은 한·미·일 3국의 군함에서 가상의 탄도미사일을 추적하는 훈련이다. 북한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한국이 먼저 탐지하면 그 정보를 미국을 통해 일본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3국은 2018년 비핵화 협상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논란 이래 관련 훈련의 진행 상황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은 미국이 격년제(짝수 연도)로 주최하는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끝난 뒤 실시한다. 탄두를 제거한 미사일을 실제 쏜 뒤 이를 탐지·추적하는 절차를 숙지하는 훈련이다. 3국 장관이 이번에 미사일 경보훈련,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을 거론한 이유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장관은 3국의 병력이 한곳에서 하는 연합훈련에 대해선 “한·미 군사훈련과 한·미·일 군사훈련은 다르다”며 훈련 수위에 선을 그었다.

이 장관은 같은 날 오스틴 장관과 따로 회담하고,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한·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 개최, 미 전략자산의 조율된 적시 전개, 연합훈련 규모의 확대 등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확장억제·전략자산 관련 질문에 “아마 북한이 핵실험을 해서 한·미가 조치하는 모습을 보면 (이번 회담에서) 어떤 것이 논의됐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북한 핵실험에 대응한 ‘전략자산 신속전개를 위한 액션 플랜’을 마련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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