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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2%대 저성장…DJ정부 이후 가장 힘든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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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윤석열 경제팀이 출발선에 섰지만 눈앞에는 장애물이 한가득이다. 물가는 뛰는 와중에 2%대 저성장에 직면했다. 국가채무와 가계빚은 역대 최대인데 금리는 10여 년 만에 최고다. 역대 정부 출범 첫해 경제지표만 놓고 비교하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김대중 정부 이후 가장 어려운 출발이다.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부터 ‘위기’(8번)란 단어를 언급할 정도였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 위기, 교역 질서의 변화와 공급망의 재편, 기후 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후퇴 등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또는 몇몇 나라만 참여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전망 기관은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2%대로 낮춰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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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부 출범 첫해 경제성장률로 따져보면 외환위기였던 김대중 정부(-5.1%) 이후 가장 낮다. 물가도 위험 수위다. 올해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된다. IMF로 인한 ‘살인 물가’ 시절인 김대중 정부(7.5%) 수준까진 아니지만 고유가 위기가 닥쳤던 이명박 정부 원년(4.7%)과 맞먹는다.

과거 정부 때보다 위기 경보음은 크게 울리고 있다. 저출생 고령화와 맞물려 한국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과거엔 성장 속도(잠재성장률)가 빨라 ‘회복 탄력성’이 좋았는데 지금은 기대하기 힘들다.

정부별 출범 첫 해 경제 여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부별 출범 첫 해 경제 여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재정 건전성은 그간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탄탄해 경제위기 때마다 최후의 안전판 역할을 했는데, 더는 아니다.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만 반영해도 연말 국가채무는 1075조7000억원에 이른다. 2차 추경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미 위험 수위다. GDP 대비 채무 비율은 50.1%로, 비기축통화국 기준 위험 수위로 평가받는 채무 비율 60% 돌파가 코앞이다.

가계빚(가계신용)도 지난해 말 기준 1862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 등 주요국이 잇따라 금리 인상에 나선 터라 위기감은 더 크다.

윤 대통령은 이런 경제 난제를 풀어갈 키워드로 “빠른 성장”을 제시했다. 가야 할 방향은 나왔지만 관건은 ‘어떻게 빠른 성장을 이뤄내느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령탑으로 하는 새 경제팀에 떨어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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