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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군 잃은 푸틴, 전승절 '선전포고'후 대대적 징집 나설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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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전승절)을 맞아 우크라이나를 향해 ‘공식 선전포고’를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러시아 내 여론을 환기하고 대대적인 징집을 하려는 포석이라는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CNN은 미국과 서방 관리를 인용해전승절에 나올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선전포고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수 군사 작전’으로 명명하고 자국 내 언론과 학교를 향해 침공, 전쟁 등의 표현을 금해왔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하지만 전황이 러시아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은데다 1만명 이상(서방 국가 추산)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목숨을 잃는 등 전력 손실이 막심하자, 러시아가 전승절을 기점으로 국면 전환을 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CNN은 “선전포고를 하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법에 따라 예비군을 동원하고 대대적인 징집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서방 관리들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러시아 군에게는 (징집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술적, 전략적 실패를 면하기 위해 선전 활동을 두 배로 늘리고 있다”며 “러시아는 5월 9일을 선전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도 지난 주 영국 L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것은 나치와의 싸움이고, 나에게는 더 많은 군이 필요하다’고 말하기 위한 포석을 깔아왔다”며 “아마도 ‘특수 군사 작전’이라는 말을 더 이상 사용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승절 선전 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다른 전승절 시나리오로 ‘우크라이나의 동‧남부 점령지 합병 선언’이 꼽힌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이클 카펜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5월 중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루한스크, 남부 헤르손 지역 등을 병합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승절에 전쟁이 끝날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로부터 푸틴 대통령이 5월 9일에 전쟁을 끝낼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이것이 사실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면 모스크바를 방문해 그를 만나고 싶다”면서 중재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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