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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음주 줄었지만 우울감 커져…코로나 이후 청소년 건강 상태보니

중앙일보

입력

2년간의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 청소년의 흡연과 음주 행태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운동 등 신체 활동이 줄었고, 우울감·스트레스가 커지는 등 정신 건강 상태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28일 발표한 2021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2005년부터 시작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매년 전국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건강행태 현황을 조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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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음주 줄었지만…술·담배 위해 실내 장소 찾는 비율 늘어 

코로나 2년 차인 지난해 결과를 2019년, 2020년과 비교해보니, 흡연과 음주 행태는 코로나 전인 2019년에 비해 2020년에 많이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 경향은 지난해에도 유지됐다. 2019년 6.7%에 달했던 흡연율은 2020년 4.4%로 떨어져 지난해 4.5%에 머물렀다. 음주율 역시 2019년 15%였지만, 코로나가 시작된 이듬해 2020년 10.7%로 4%p 넘게 떨어졌다가 지난해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청소년 흡연·음주 행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청소년 흡연·음주 행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코로나 유행으로 '집', '친구 집' 등 실내에서 흡연과 음주를 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흡연 장소 1순위는 여전히 '놀이터, 공터, 야산, 공원, 길거리' 등 야외이지만 코로나 이후 2순위에 큰 변동이 생겼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도 조사에서 2순위는 'PC방, 비디오방, 노래방'(16.6%)이었지만 코로나 이후인 지난해에는 '집, 친구 집'(19.3%)으로 나타났다. 음주 장소는 '집, 친구 집'이 코로나 유행과 상관없이 1순위로 나타났는데, 코로나 이전(77.5%, 2018년) 대비 지난해(85.9%) 비율은 확 뛰었다. 편의점이나 가게 등에서 담배나 술을 살 수 있는 구매 용이성도 74.8%로, 2020년(67.0%) 대비 많이 늘어났다.

우울·스트레스 커져…신체활동도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못해

신체 활동은 2019년 대비 2020년에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의 신체 활동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주 3일 이상 고강도 운동을 하는 청소년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엔 32%였는데 2020년 27.5%로 비율이 뚝 떨어졌고, 지난해엔 30% 수준으로 다시 올라왔다. 하루 1시간, 주 5일 이상 운동을 하는 청소년의 경우, 2019년 14.7%에서 2020년 14.0%로 소폭 하락했다가 지난해 14.6%로 올랐다.

청소년 정신 건강 지표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청소년 정신 건강 지표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정신건강 지표는 악화됐다. 지난해 우울감을 경험한 청소년은 26.8%로 전년 대비 1.6%p 늘었다. 스트레스 인지율 역시 38.8%로, 전년 대비 4.6%p가량 크게 늘었다. 홍현주 한림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가 시작된 초기, 2020년에는 아무래도 학교에 안 가고 교우 관계 등 대면하면서 겪는 스트레스가 적다 보니 정신 건강 지표가 좋아졌지만, 코로나 시기가 길어지면서 2021년에는 생활 리듬도 많이 깨지고, 답답해하고, 친구들을 못 만나면서 즐거움도 없어지면서 정신건강 지표가 나빠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올해부터 학교에 가기 시작하는 등 일상으로 돌아가는 추세인데, 환경이 바뀐다는 것은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일반 청소년뿐 아니라 정신건강취약군에 속한 청소년을 세심하게 챙겨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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