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사흘 연속 '헌법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26일 오전 인천 계양산 전통시장을 찾아 “대통령의 첫째 임무는 헌법을 제대로 준수하고, 헌법 가치를 잘 실현하는 것”이라며“이렇게 해야 우리에게 미래의 번영과 발전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 이런 가치를 담고 있는 헌법이 법전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 과정에서 많은 국민을 뵙고 민생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그 안에 바로 이러한 헌법 정신이 있다고 하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는 게 이날 윤 당선인의 메시지였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이틀 국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합의안을 비판하면서 거론한 ‘헌법 정신’을 현장 연설에서도 재차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방문한 인천 검암역 공항철도에서 “공약은 선거를 위한 공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과 인천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기간에 약속했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신설, 경인선·경인고속도로 인천 구간 지하화, 제2 인천의료원 설립 등 지역 공약을 잘 이행하겠다는 의미였다.
현장에 있던 국민의힘 인천시당 위원장 배준영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인천 공약 실현을 위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고, 저도 인수위 지역 분야 위원으로 챙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이날 인천 방문은 앞서 대구·경북(11~12일), 전주·광주·부산·울산(20~22일) 방문에 이은 ‘약속과 민생의 행보’ 일환이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가 어디에 살든지 공정한 기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윤 당선인의 지방균형 발전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유독 현장 스킨십을 즐기는 윤 당선인의 캐릭터가 인수위 기간 내내 민생 투어를 계속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인수위 관계자는 “시민들과 생생하게 호흡을 나누는 시장 방문을 당선인이 특히 선호한다”면서 “어느 지역을 가든 전통시장 연설을 일정에 반드시 넣고 있다”고 귀띔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1일 경남 진주 중앙시장에서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오히려 선거 때가 즐겁고 다이내믹했고 당선되고 나니까 밤잠을 못 이룰 때가 많다. 선거 체질인 모양이다. 선거 때가 훨씬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선인 측은 다음달 초까지 경기·충청 등 나머지 지역을 방문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