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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승객들 구조 요청 없었을까"...日 유람선 침몰 3일째 수색 계속

중앙일보

입력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앞바다에서 23일 발생한 유람선 '가즈 원' 침몰 사고 수색 작업이 3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25일 사망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유람선에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 총 26명 중 11명의 사망이 확인됐으며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는 15명이 됐다.

25일 오전 일본 홋카이도 샤리초 항구에서 구조대원들이 침몰선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 오전 일본 홋카이도 샤리초 항구에서 구조대원들이 침몰선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25일 오전 사고 현장인 시레토코(知床) 반도 인근 해역에서 어린이 실종자 한 명을 구조했으나 이후 사망이 확인됐다. 앞서 24일 발견된 유람선 탑승자 10명도 모두 사망해 사망자는 총 11명으로 늘었다. 25일에도 일본 해상보안청과 자위대 항공기·호위함 등이 시레토코 반도 앞바다를 수색 중이다.

사고 유람선은 23일 오전 10시쯤 홋카이도 샤리초(斜里町)의 항구를 출항해 같은 날 오후 1시 15분쯤 항구에서 북동쪽으로 약 27㎞ 떨어진 가슈니 폭포 인근에서 "뱃머리가 침수하고 있다"며 해상보안청에 구조를 요청했다. 이후 오후 2시쯤 "배가 30도 정도로 기울었다"고 회사에 연락한 후 소식이 끊겼다.

선장, "출항 안 하겠다" 했는데 왜? 

사고 원인 조사에서는 당시 해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람선이 출항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샤리초에서 유람선을 운영하는 한 남성은 23일 오전 '가즈 원'의 선장에게 "오늘은 바다에 나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고 선장이 "네"라고 답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풍속이 초속 15m, 파도 높이 2m'를 넘을 것으로 보이면 출항을 하지 않도록 되어 있어 이날 대부분의 유람선이 출항을 보류했다. '가즈 원'이 침몰하던 23일 오후 1시 30분 사고 현장 주변 파도 높이는 약 3m에 달했다.

24일 어선들이 높은 파도를 뚫고 침몰선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4일 어선들이 높은 파도를 뚫고 침몰선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배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양사고 전문가인 도카이대 야마다 요시히코(山田吉彦) 교수는 "어떤 이유로 엔진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엔진에 이상이 생긴 선체가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아 표류하던 중 구멍이 뚫려 침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즈 원'은 지난해 6월에도 출항 후 수심이 낮은 곳에서 좌초된 적이 있다. 이로 인해 선장이 업무상 과실왕래위험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 선장은 이번 침몰 사고로 실종된 상태다.

승객들 구조요청 왜 없었나  

배가 침몰하기 전 승객들로부터 전화나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구조 요청이 전혀 없었던 점도 의문을 낳고 있다. 사고가 난 투어 프로그램은 배를 타고 절벽 바로 아래까지 들어가 폭포를 구경하고, 야생에 살고 있는 곰, 독수리 등을 관찰하는 내용이다. 과거 투어에 참가했던 승객들은 "스마트폰의 전파가 불안정해 SNS를 사용하지 못한 기억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지에서 사고가 일어난 탓에 승객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

사고 유람선이 표류한 가슈니 폭포 인근 모습. [AP=연합뉴스]

사고 유람선이 표류한 가슈니 폭포 인근 모습. [AP=연합뉴스]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지고 있다. 2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고베(神戶)시에 사는 30대 남성의 부모님과 남동생도 사고가 난 유람선에 타고 있었다. 이 남성은 "그동안 제대로 효도를 한 적이 없어 부모님에게 감사의 의미로 이번 여행을 선물했다"면서 "그저 무사하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안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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