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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과학기술 발달의 산실]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수혜 기업 매출 3.5% 늘고 고용유발 효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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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한국전기연구원(KERI)

한국전기연구원이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를 통해 지역 기업들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이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를 통해 지역 기업들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 한국전기연구원]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똑똑한 ‘지능 전기기술’을 활용해 추진하는 지역 기업 지원 사업이 호평을 받고 있다.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가 대표적이다.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는 한국전기연구원이 산업통상자원부, 경남도 및 창원시 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과 함께 구축한 기업지원 인프라로, 기업들이 제품 개발 단계에서 겪는 각종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있다.

시뮬레이션 통해 지역기업 제품 개발 및 문제해결 지원

한국전기연구원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한국전기연구원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시뮬레이션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물리 현상을 컴퓨터를 이용해 수치적으로 모사하여 각종 문제점을 모델링하고, 수치 해석을 통해 각종 문제점을 파악·분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는 융·복합 해석기술을 활용해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기 전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각도의 성능 예측과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뮬레이션 기술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제품 개발을 위한 기간 및 비용의 단축이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시뮬레이션을 위한 첨단 장비와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와 국책 연구기관이 힘을 모아 설립한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는 한국전기연구원 해석기술지원실에서 수행하고 있었던 ‘시뮬레이션 기반 기업지원’ 업무를 확장하여 구축한 인프라로, 지역 기업들이 큰 비용 부담 없이 제품 개발에서 겪는 각종 애로사항을 해결해 준다.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기업 지원 업무는 2020년 5월에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성과는 지역 기업들의 수혜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장 자동화 시스템 분야의 전반적인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 기업인 ㈜에스디앤티는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를 통해 ‘파이프 엘보’의 성형 공정을 정확하게 모사했고, 두께 변화 및 주름 발생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었다. 업체는 향후 파이프 사양 변경에 신속히 대응해 장비 셋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수출 단계에서 시뮬레이션 결과를 근거 자료로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30년간 굴착기 및 지게차용 용접 부품을 생산해온 글로벌 기업인 ‘㈜청사정공’도 혜택을 받았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건설장비 운전석 내부에 있는 페달 고정 장치의 재료와 설계를 규명하고, 설계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금형 제작 시간을 단축하고, 제조원가를 절감하는 등 품질 신뢰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업체의 신규 수주 제안 단계에서 시뮬레이션 해석 결과를 활용함으로써 타 업체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업체 내부적으로는 페달 고정 장치의 해석 결과를 무형 자산으로 소유하고, 이를 관리·발전시킴으로써 지속 가능한 제품 개발 및 품질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최초 건설기계용 유압실린더를 생산한 ‘디와이파워㈜’는 시뮬레이션으로 유압실린더 양 끝단부에 부착하는 충격 방지용 쿠션 성능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고, 제품 개발 기간을 기존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

센터 기술지원 받은 기업 중 63%가 성장률 상승

그동안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기업 지원 활동을 통한 수혜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3.5%로, 제조업 분야 전체 성장률이 -2%인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실적이다. 센터 수혜 기업 중 지난해 매출액 정보가 있는 38개사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기술 지원 전후 매출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오른 기업이 무려 24개사(63.2%)에 달했다.

외부 전문기관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전반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667억5000만원, 부가가치유발 333억7000만원, 고용유발 480.2명이며, 경남지역에서만 생산유발 479억원, 부가가치유발 253억8000만원, 고용유발 366.5명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전기연구원 백명기 해석기술지원실장은 “기술적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중견 기업들을 대상으로 첨단 ICT 기반의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를 통해 경쟁력 향상과 기술 자립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로 인한 효과는 각종 기회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실장은 이어 “노후화된 창원산단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전기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중심 연구 분야는 ▶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초고압직류송전(HVDC) 및 전력기기 ▶전기추진 및 산업응용 기술 ▶나노신소재 및 배터리 ▶차세대 전력반도체 ▶전기기술 기반 융합형 의료기기 등이다. 전력기기의 성능을 시험하고 성적서를 발급해주는 국제공인 시험인증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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