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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욕하던 조국과 판박이? 정호영 논란에 난감한 국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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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들의 ‘아빠 찬스’ 논란이 이어지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맹렬히 비판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들의 논란과 유사한 면이 있다는 게 고민 지점이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후보자의 딸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이던 2016년 경북대 의과대학에 학사 편입했고, 아들은 정 후보자가 원장이던 2017년에 경북대 의과대학 학사 편입 특별전형에 합격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전 장관에 적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며 낙마를 겨누고 있다. 조 전 장관 역시 “검찰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라며 연일 비판 중이다.

尹 측 “지켜보겠다”…내부에선 “국민 눈높이로 봐야”

인수위는 “검증 과정을 기다려 달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배현진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은 15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정 후보자 본인은 매우 떳떳한 입장으로, 소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다”며 “국회에서 검증의 시간이 이뤄질 때까지 일단은 잘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후보자가) 무리한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는 차원에서 경북대 측에 소명자료를 하나하나 요구했다”며 “경북대도 모든 성적과 일체의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후보자 본인이 소명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장관. 뉴스1

조국 전 법무장관. 뉴스1

정 후보자를 보는 여론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2030 세대의 지지세가 국민의힘에 대거 유입된 건 조국 사태가 공정이라는 뇌관을 건드린 탓이 크다. 윤 당선인도 조국 일가를 수사하며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 대선 국민의힘에 우호적이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4일 페이스북에 “가즈아(가자), 조국 시즌 2, 국힘(국민의힘) 편”이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불안한 기운이 감지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정 후보자 논란이 어느 정도 소명이 되는 점은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조국이랑 똑같지 않냐’라는 프레임은 깨기 힘들어 보인다. ‘조국과는 다르다’는 걸 증명해내는 건 온전히 정 후보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사안에 대해 말을 아껴온 국민의힘도 이 사안을 예의주시 중이다. 보건복지부를 소관하는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 의원은 “언론 기사를 충분히 보고 있다”며 “조만간 일정이 잡히면 복지위 소속 의원들과 여러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에 대한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이 5월 중 개봉을 앞두고 1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사진 엣나인필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에 대한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이 5월 중 개봉을 앞두고 1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사진 엣나인필름

조 전 장관 비판에 앞장섰던 이들 사이에선 “해명이 안 될 경우, 정 후보자가 결단을 고심해야 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공세에 앞장섰던 한 의원은 “의대에서 다른 의대로 간 것도 아니고, 일반 학부 졸업한 뒤 편입한 것”이라며 “문제가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조 전 장관 낙마 직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서 굉장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젊은 보좌진 사이에선 “우리 당과 국민은 조국 사태에 분노하지 않았느냐”라며 “정 후보자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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