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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한다더니…신한울 2호 가동도 결국 내년 9월로 연기

중앙일보

입력

신한울 1호에 이어 신한울 2호의 가동 시점도 결국 기존 예상보다 6개월 또 연기된다. 높은 국제 에너지 가격 부담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가능한 한 빨리 정상가동하라”고 지시했지만, 적기 투입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신한울 2호도 반 년 늦춰져

신한울 1·2호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신한울 1·2호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10일 산업통상자원부 ‘전원개발사업(신한울 1·2호기) 실시계획 변경’ 고시에 따르면 신한울 1·2호 사업 종료 시점은 2022년 5월에서 2023년 9월로 변경됐다. 특히 올해 3월 가동예정이었던 신한울 1호기는 가동 시점이 7월로 연기됐다가, 9월 30일로 최종 미뤄졌다. 신한울 2호 가동 시점도 1호와 마찬가지로 내년 3월에서 내년 9월 30일로 미뤄졌다. 가동 연기에 따라 2010년 4월 시작한 신한울 1·2호 사업 기간도 기존 145개월에서 161개월로 16개월 늘었다.

신한울 1·2호 가동이 늦춰진 이유는 신한울 1호 시운전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돼서다. 한수원은 “(준공일정이 변경된 이유)는 원전계측제어통합시스템(MMIS) 및 보조 건물 공조계통 개선사항을 조치 기간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시운전은 말 그대로 시범으로 가동해 보는 단계 때문에 상황에 따라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신한울 1호 가동이 늦춰지면서 신한울 2호 준공 일정까지 차질이 생겼다. 한수원은 “신한울 1호 설비에 이상이 있으면 신한울 2호도 같은 설비에 개선 작업을 하는데 원전을 건설 할 때는 일반적으로 1년의 차이를 두고 건설한다”고 설명했다.

원안위 허가 지연에 가동 늦춰

1400㎿급 원전 2개인 신한울 1·2호 사업은 지난 원래 2017년 4월과 2018년 4월에 상업 운전이 각각 목표였다. 하지만 지난 2015년 MMIS 납기 지연으로 처음 가동이 늦춰졌다. 이후 경주 지진 발생으로 부지 안전성 평가, 기자재 품질 강화 등 요구가 추가되면서 가동이 계속 지연됐다.

하지만 정부의 허가 지연도 한 몫을 담당했다. 신한울 1호기는 2020년 4월 완공 직후 원자력안전위원회 운영 허가를 신청했지만, 원안위가 비행기 충돌 위험 등을 줄이라는 요구를 하면서 일정을 1년 이상 늦췄다. 원안위가 허가를 계속 망설이자 지난해 6월 김부겸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례적으로 “완성 단계인 원전을 아무 일도 안 하고 그냥 묵히는 문제는 빨리 정리해야 한다”며 원안위에 허가 승인을 요청했다.

김 총리 주문이 있고 난 직후인 지난해 7월 조건부 허가를 받아 시운전에 들어갔지만, 추가 설비 개선에 일정에 가동 시점이 또 반년 이상 또 늦어졌다. 특히 지난해 7월 이후 시운전만 약 1년 2개월을 하게 됐다. 원래 계획과 비교하면 66개월 이상 사업이 미뤄졌다.

늦춰진 신한울 2호 가동 일정도 원안위 허가 절차가 아직 남아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내년 9월에 가동하려면 8개월 전에 안안위 운영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탈원전’ 폐지 기조를 가진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별다른 지연 없이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거란 전망도 있다.

원전 지연에 전기요금 ‘부메랑’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기계량기 모습. 뉴스1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기계량기 모습. 뉴스1

문재인 정부 들어 신규 원전 건설이 계속 늦어지면서, 결국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더 크게 지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한울 1·2호뿐만 아니라 신고리 5·6호기도 원래 지난해 10월(5호기)과 올해 10월(6호기) 상업 운전 예정었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건설이 일시 중단되면서 일정이 29개월 지연됐다. 5호기는 2024년 3월, 6호기는 2025년 3월 상업 운전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원전은 LNG(천연액화가스) 보다 발전 비용이 저렴해서 고유가 시대에 한전의 적자 부담을 줄여준다. 일정이 늦춰진 신규 원전을 모두 제때 가동했다면, 전기요금 인상 부담도 그만큼 줄었을 거란 분석이다. 다만 신한울 1·2호기의 상업운전이 늦춰져도 전력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정부는 설명한다. 올해 최대전력수요(목표 수요 기준)는 92.5GW로, 신한울 1·2호가 빠져도 설비 예비력이 22.7GW(예비율 24.5%)여서 전력수급에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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