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탱크 첫 지원…"러軍 점령한 돈바스 때릴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탱크들이 벨라루스 브레스트에서 벨라루스 군과 합동 훈련을 마치고 러시아로 떠나고 있다. AFP=뉴스1

지난 2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탱크들이 벨라루스 브레스트에서 벨라루스 군과 합동 훈련을 마치고 러시아로 떠나고 있다. AFP=뉴스1

미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과 협조해 곧 우크라이나에 소련제(製) 탱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미국이 공격용 무기인 탱크를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동부 돈바스 지역의 우크라이나군 증강을 위해 우방국과 협력해 소련제 탱크를 이송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할 줄 아는 소련제 탱크 이송을 돕기로 한 것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리는 탱크 수송이 곧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어느 나라에 있는 탱크를 얼마나 수송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신문은 "탱크가 공급되면,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친러 반군과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해 장거리 포격 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서방의 탱크 공급은 이미 5주를 넘겼고 러시아 지상군의 진격이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에서 새로운 국면의 또 다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보도했다. 지금까지 서방이 제공하는 무기는 대(對)전차∙대공(對空) 미사일이 주를 이뤘다. 소련제 탱크를 보유한 구(舊)소련권의 나토 회원국 중 어느 나라가 이 탱크 제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지, 어떤 종류의 탱크가 공급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에 그간 지원해온 대전차·대공 무기에 더해 항공기와 탱크를 지원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해왔다. 그는 지난달 27일에도 나토 회원국에 탱크와 항공기 제공을 요청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인사들과 만난 후에도 구체적으로 탱크를 지목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번 주초 키이우(키예프) 등 북부 지역 군사 작전을 축소하고 2014년부터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완전한 해방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러시아가 군사작전 초점을 키이우 점령에서 돈바스 해방으로 바꾼 것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중부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