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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개발 나선 소형모듈원자로…민주 충남도의원들 반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민주당 충남도의원들 "SMR 설치 주장에 격노"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당진 등 기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던 지역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설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놓고 충남도의원 등이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개발 단계인 SMR은 2035년 이후에나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들이 29일 소형모듈원자로 건설 반대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들이 29일 소형모듈원자로 건설 반대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들은 29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을 주도해 온 주한규 교수가 SMR을 당진 등 기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던 지역에 세울 수 있다고 한 발언에 충남도민이 격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의원들은 이날 "석탄화력발전소에 소형모듈원자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또다시 충남도민의 희생을 강요하고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며 “지역 주민 의견을 무시하는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형모듈원자로 건설 발언 철회, 대통령인수위원회의 분명한 입장 표명 등을 요구했다.

기후위기 충남행동(아래 충남행동)도 최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은 전력자립도 226%가 넘는 지역이며, 지역에서 쓰는 전기보다 2배 이상의 전기를 생산해 수도권으로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남행동은 또 "충남 도민들은 40년(보령·서천 1983년) 넘게 석탄화력발전으로 인한 미세먼지와 비산먼지, 초고압 송전철탑 등으로 인한 피해와 고통을 감내해 왔다"며 "더는 수도권의 안락한 생활, 이기적인 이익을 위해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직 인수위 "SMR 설치 검토한 적 없어"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탈핵시민행동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탈핵시민행동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국회의원(당진)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캠프에서 ‘당진에 SMR을 설치하겠다’고 한다”며 “당진 시민과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실은 지난 27일 의견문을 내고 "주 교수의 언론 인터뷰는 개인적인 의견이며, 인수위 차원에서 전혀 검토하거나 고려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주한규 교수는 최근 언론을 통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는 지역에 이미 전력망이 깔렸기 때문에 발전기를 석탄 대신 SMR로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주한규 "SMR 상용화 2035년 이후 가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트츠 창업자. 중앙포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트츠 창업자. 중앙포토

논란이 일자 주 교수는 29일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SMR 본격적인 상용화는 2035년 이후에나 가능하며, 대선 공약 입안 당시 SMR 설치는 논의조차 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도 “SMR은 개발도 안 됐는데 설치를 놓고 반발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라고 했다.

SMR, 빌게이츠도 개발 나서 

소형모듈원전은 전기 출력 100~300MWe급 이하의 원전을 말한다. 대형 원전(1000~1400㎿)보다 10~20분의 1 이하 크기지만, 발전 용량은 수백㎿급에 이를 만큼 효율이 높다.

원래 미국 핵잠수함이나 항공모함에 탑재해 전력을 생산하는 용도로 개발됐다. 안전성이 양호하면서도 초기투자비는 적고 건설 기간이 짧아 자금회수가 빠른 차세대 원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차세대 소형 원자로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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