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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기고] 탄소배출 적은 수돗물 음용해 지구온도 낮추는데 기여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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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광현 한국상하수도협회 상근부회장

진광현 한국상하수도협회 상근부회장

올해는 1992년 리우환경회의의 30주년이 되는 해다. 178개국 대표가 참석한 이 회의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고, 최초의 국제적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후 30년이 지난 오늘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중립은 지구촌 공동의 과제로 남아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생활은 놀랍도록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지만,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최근 이상기후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며 국제사회 전체가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공동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간생활의 필수요소 중 하나인 ‘물’ 역시 기후위기 시대에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상기후 중 대표적으로 발생하는 가뭄과 홍수는 인명과 재산 피해를 주는 자연재해이고, 지구온난화에 따르는 수온 상승은 수질과 수생태계 건강에 영향을 미치면서 식수로 사용되는 상수원이 위협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서는 인간의 식량과 에너지 문제까지도 발생시킨다.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전기차·수소차 이용, 대체 에너지 개발 등과 같은 친환경 전환 이외에 물 분야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기후위기 문제들에 대한 대응능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워 물관리를 체계적으로 이뤄나가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해결노력 외에 국민의 인식이나 소비활동에 있어서도 더불어 변화가 요구되며 이러한 전방위적인 인식전환과 행동 변화만이 기후위기를 다소나마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밖에 없다.

특히 다양한 소비활동 중 우리 삶에 필수요소인 물과 관련하여 먹는 물에 따라 탄소배출량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수돗물 기준으로 하였을 때 먹는샘물(생수) 700배, 정수기 2000배 이상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수돗물이 기후위기 시대에 먹는 물로써 가장 친환경적인 식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먹는샘물을 생산하기 위해 취수되는 지하수나 PET병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물 역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지하수 고갈을 예방하고 유통과정에 발생하는 탄소배출까지 줄일 수 있어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아 2차적인 환경피해까지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정수기 또한 제조,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과 소비자가 이용하는 동안의 에너지 사용, 필터교체 등의 탄소배출을 하지 않아 수돗물만의 친환경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환경부에서 시행하는 탄소성적표지에 의하면 서울 강북아리수정수센터기준으로 수돗물2ℓ(1일물섭취권장량)당 발생하는 탄소발생량 0.338gCO2에 비하여 시판되는 PET병 먹는샘물 2ℓ의 탄소발생량은 238~258gCO2에 달하여 수돗물의 약 704~763배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 사용과 정수기 사용의 비교는 탄소발생량 측정단위의 상이함으로 직접 비교에 한계가 있지만 1일 물섭취 권장량2ℓ에 해당하는 수돗물의 탄소발생량 0.338gCO2에 비해, 정수기는 1일 탄소발생량이 수돗물의 약 1482~2124배(501g~718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가 편리함과 좀 더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 소비하는 음용 습관이 이렇듯 환경에 주는 충격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환경을 위해 먹는샘물이나 정수기 사용을 줄이고 대신에 수돗물을 음용한다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분야에서는 이러한 일환으로 병물사용 대신 수돗물을 텀블러에 담아서 마심으로써 지구온도를 낮추는데 기여하자는 ‘수돗물 -1℃캠페인’ 활동을 몇 년 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

캠페인의 메시지와 실천해야 하는 활동도 어려운 것은 없다. 다만 번거로움과 익숙지 않은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나, 사소한 행동의 변화가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보이지 않는 효과로 나타난다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당장 실천해야 할 모든 지구인들의 최소한의 예의이자 덕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진광현 한국상하수도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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